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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삼국지, 오늘은 1997년 애플로 복귀한 스티브 잡스의 위기극복 이야기 입니다.  


파산직전의 애플을 구하라!

앞선 포스트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기 이전의 CEO 였던 길 아멜리오(Gil Amelio)는 세간의 일반적인 평가와는 달리 그의 업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욕을 먹을만큼 먹을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을 만들어 놓았지만 결국 애플의 재도약을 위한 밑바닥을 충실하게 깔아놓은 사람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의 사임과 스티브 잡스의 복귀에 대해서 스티브 잡스가 정치적인 공작을 통해 길 아멜리오를 쫓아내었다는 설과 이사회가 길 아멜리오보다 스티브 잡스에게 다시 기회를 주지 않으면 애플의 중흥이 불가능했었던 것이라는 해석이 팽팽하게 갈립니다만, 어찌 되었든 초창기 어려울 때 애플의 현금흐름과 NeXT의 인수, 그리고 뒤를 이은 구조조정까지 가장 어렵고 하기 싫은 일들을 혼자서 지휘하고 떠나게 된 길 아멜리오의 역할은 반드시 재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길 아멜리오를 사퇴시킨 애플의 이사회에게는 스티브 잡스 이외에 CEO 를 맡을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사회에서는 스티브 잡스에게 CEO 를 맡아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이를 거절하다가 앞에 '임시'라는 타이틀을 단다는 조건으로 이를 수락합니다.  그로부터 6개월 정도 CEO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던 애플은 공식적으로 이사회에서 1997년 8월 스티브 잡스를 iCEO(interim CEO, 대행 CEO)로 임명합니다.  
그렇지만, 당시의 애플의 상황은 정말 좋지 않았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애플이 앞으로 1년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고, 과연 쓰러져가는 공룡에게 처방할 수 있는 약물이 있을 것인가?를 모두들 의심하였습니다.  잡스가 CEO의 업무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수익성과 향후 전망이 없는 사업들을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의 애플은 40가지가 넘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매킨토시 제품군도 굉장히 많았고, 노트북 라인인 파워북, 그리고 심지어는 잉크젯 프린터와 뉴턴(Newton)과 같은 PDA 제품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들 중에서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이 거의 없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엔지니어들이 너무나 우대를 받고 지나치게 자신이 하고싶은 프로젝트를 무작정 진행하는 관행이 보편화되면서 실제로 실현될 수 없는 이상적인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고, 이는 회사의 문화의 왜곡과 함께 실질적인 비용부담으로 다가오면서 애플을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뜨리고 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자마자 한 일은 모든 제품과 인력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반드시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려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상명하달 방식의 구조조정 보다는 모든 제품과 프로젝트에 대해 자신과의 면담과 토의를 거쳐 자신들이 직접 필요없는 프로젝트는 폐기하는 유연한 정리방법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이사진 중에서 대부분을 자신의 사람들로 교체를 하면서 자신의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세력들을 없애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미 NeXT 에서 자신의 수족들처럼 일하던 사람들을 애플의 요직에 배치하는 작업은 길 아멜리오가 CEO 로 있을 당시에 그에게 조언을 하면서 이미 마친 상태였는데, 영업 총책임은 데이비드 마노비치(David Manovich), 하드웨어는 존 루빈스타인(Jon Rubinstein), 그리고 소프트웨어 부분은 에이비 테바니언(Avie Tevanian)이 담당하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빅딜을 성사시키다.

다음으로 당장 눈앞에 다가온 회사의 재정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단기적으로 애플이 살아남기 위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음을 알고 자존심을 굽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찾아갑니다.  불과 수개월 전 길 아멜리오가 같은 이유로 자신을 찾아왔을때 그의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했던 빌 게이츠지만 이번에는 전향적인 태도로 스티브 잡스를 만났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오래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윈도우에 대한 특허권 문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윈도우에 대한 특허권 침해소송을 취하할 것이니, 마이크로소프트가 맥 운영체제에서 동작하는 오피스 프로그램을 개발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여기에 과감하게도 애플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해 달라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비록 금액이 크지는 않더라도 좋으니 마이크로소프트가 애플에 투자를 한다면 애플에 대해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상당수 긍정적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에 착안을 한 제안이었습니다.  이때 빌 게이츠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맥 OS 의 기본 브라우저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채택해달라는 요구였고, 스티브 잡스는 이를 받아들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당시 가장 중요했던 브라우저 전쟁에서 넷스케이프에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였고, 이 조건이 받아들여지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주저없이 스티브 잡스의 조건을 받아들입니다.  빌 게이츠는 과거와는 달리 이렇게 스티브 잡스가 겸손한 제안을 해온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맥에서 동작하는 오피스를 개발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동시에 애플에 $1.5 억 달러를 투자합니다.  

애플이라는 회사의 규모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자금여력을 감안할 때 이 정도 금액은 정말 형식적인 것이 불과했지만, 주식시장은 뜨겁게 반응합니다.  애플의 주식은 30% 이상 급등을 하였고, 애플은 파산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이때 마이크로소프트가 거액을 투자해서 애플의 주식을 많이 매입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지금 그 때를 뒤돌아보면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면 좋았을 걸 ... 하는 후회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매킨토시 클론의 중단과 새로운 공급시스템의 정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해서 가장 먼저 손을 본 것 중에 하나가 전전임 CEO인 마이클 스핀들러가 PowerPC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허용한 매킨토시 시장의 클론허용 정책을 뒤집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매출은 줄어들었지만, 전선을 윈도우 계열의 컴퓨터들로 단일화하면서 시장의 장악력을 강화하는데 성공합니다.  또한, 당시 애플에게 CPU를 공급하던 IBM과 모토롤라를 경쟁시키면서 보다 좋은 조건에 부품을 조달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제품의 전반적인 라인업도 정비하면서 제품의 종류가 줄어들어, 제품공급 라인이 단순해진 것도 커다란 변화가 되었습니다.  40개가 넘던 제품군은 4~5개 정도로 줄어들었고, 이런 변신은 단기적인 매출감소를 불러왔지만 수익성을 현저히 개선하는데에는 성공합니다.  그 중에서도 존 스컬리가 시작하여 애플의 신성장동력으로 장기간 공을 들여온 PDA 프로젝트인 뉴톤(Newton)을 정리한 것을 두고 애플의 팬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반발을 하였지만 이를 강행합니다.  그렇지만, 이 팀에서 일하던 엔지니어들은 대부분 중용하였습니다.  뛰어난 엔지니어들이라고 판단을 하기도 하였고, 이후 자신이 구상한 최고의 제품에 이들을 투입하려고 했기 때문인데, 이들이 향후 애플의 중흥을 이끄는 제품의 하나인 아이북(iBook)을 탄생시킵니다.  그리고, 그 팀에서 정말 애플을 구원하게 되는 소중한 보석과도 같은 인재를 발견하고 중용하게 되는데, 그가 바로 애플의 디자인 심장으로 불리는 조너던 아이브(Jonathan Ive) 입니다.  그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더욱 자세한 이야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뒤를 이어, 마이클 스핀들러가 만들어 놓은 '저렴한 애플 매킨토시'라는 제품군들을 모두 정리하고, 애플의 제품은 가격이 비교적 높아도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가진다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애플의 고전적인 컨셉을 부활시켰습니다.  이러한 스티브 잡스의 정책들은 즉시 효과를 나타내면서 1년 만에 재고가 1/4로 감소하는 성과를 가져오며, 1997년 11월 출시한 전문가용 그래픽 컴퓨터를 모토로 등장한 파워맥 G3는 1년만에 100만 대가 팔리는 대히트를 기록하며 애플이 파산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는 일등공신이 됩니다.


(후속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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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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