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2009년 7월자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려서 소개할까 합니다.  보통 흔히들 별다른 의심이 없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사실 중에 "경쟁이 치열하면 일의 효율의 증가한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본주의에서 절대적인 진리로 신봉되는 시장의 논리도 일부 포함되어 있는 개념이죠?  

그런데, 이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여기에는 경쟁과 함께 동기부여(motivation)이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경쟁자의 수가 늘어나면 경쟁을 포기하고 희망을 잃는 경우가 늘면서 전반적인 경쟁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미시건 대학교의 Stephen Garcia와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의 Avishalom Tor라는 행동과학자들이 2005년 미국에서 치루어진 SAT(미국판 수학능력시험) 시험의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을 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미국의 각 주마다 서로 다른 수의 학생들이 시험을 치루고, 특히 시험을 보는 장소마다 시험을 치루는 학생의 수가 다르다는 점에서 착안을 했습니다.  재미있게도 다른 요소들과는 상관없이 평균 테스트 점수가 많은 학생들이 모여서 치룬 곳일 수록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서 SAT와는 별도로 Cognitive Reflection Test라고 하는 또다른 형태의 분석적 사고에 대한 시험을 치루었는데, 이 시험의 결과 역시 동일했습니다.

사실 이 결과를 놓고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경쟁자의 수가 많다는 것을 감지한 경우 심리적으로 위축이 되거나, 혹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집중이 잘 안된다거나 하는 정도의 해석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 두 연구자는 74명의 대학생들에게 쉬운 일반적인 상식으로 구성된 퀴즈를 정해진 시간 내에 가능한 빨리 끝내는 시험을 수행했습니다.  각각의 학생들이 혼자서 시험을 치루도록 했는데, 절반의 학생들에게는 이 시험이 10명의 다른 사람들과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을 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100명과 경쟁을 하고 있다고 설명을 했습니다.  빨리 푸는 순서대로 상위 20%에 들면 $5 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고 알렸습니다.
 
테스트 결과 10명과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한 학생들은 평균 28.95초에 시험을 마쳤습니다.  그에 비해 100명과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한 학생들은 33.15초가 걸렸습니다.  약 15%에 가까운 시간의 차이가 난 것이죠?  이는 단순히 경쟁자의 수가 좀더 많다는 생각만으로도 개인의 능력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해석을 하자면, 경쟁자의 수가 많으면 신경을 좀 덜 쓰고, 적으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한다(?)는 해석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많은 부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기는 하지만, 나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느낌입니다.  과연 우리 아이들의 교육이나 사회적인 이슈에 있어서 과연 시장논리에 의한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것이 진실로 효율적인 것일까?에 대한 근본적인 이슈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강남에서의 환경적인 부분, 그리고 주변의 분위기에 의해 자연스럽게 공부하고 경쟁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도 조금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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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장기적인 발전과 관련한 고민을 할 때 최우선으로 나오는 것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양극화 현상이요?  네 ... 그것도 문제이기는 한데,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뭐냐구요?  바로 급격하게 진행되는 저출산화입니다. 

작년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산율은 1.2명으로 전세계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조금 있으면 인구가 줄어들게 되고, 급격한 노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젊은 층이 담보해야할 짐은 더욱 커지게 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렇게 저출산화가 가속화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원인을 알아야 제대로 된 처방을 할 수 있으니,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고등교육의 일반화와 만혼화 경향

일단 기본적으로 꼽는 원인으로, 여성들이 최상위 고등교육을 받는 수가 늘어나고, 동시에 초혼 연령이 늦어지고 있는 만혼화 경향을 꼽고 있습니다.  결혼을 늦게 하면, 자연스럽게 출산을 하는 연령대가 높아지게 되는데 최근의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경향과 맞물려 초산연령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몸의 부담이 되는 나이에 빨리 도달하게 되기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게 되거나 하나를 낳은 뒤에 둘째를 낳아서 기를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됩니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결혼을 하는데 남자와 여자의 나이차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연상녀 신드롬에서도 나타나지만, 남자들이 초혼을 하는 연령은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여성들의 초혼 연령은 그에 비해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교육비와 여성취업률

가까운 일본 역시 우리나라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연구를 통한 원인파악을 하고 있는데요.  재미있는 통계가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일본 역시 만혼과 만산의 경향은 뚜렷한데, 지역적 차이 역시 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4년 출산율이 가장 낮은 곳은 수도인 도꾜가 있는 도꾜도인데 1.01명이며, 가장 높은 곳은 오키나와현으로 1.72명 입니다.  지역별로 결혼 연령과 초산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원인은 무엇일까요?

1999년 일본 후생노동성 인구동태통계에서 재미있는 결과가 도출된 것이 있습니다.  교육비와 출생율의 상관관계인데요, 교육비가 많이 들어가는 지방에서 출생율이 저하하는 경향이 확실히 나타납니다.  여기에 더해서, 25~39세의 여성취업률이 높은 지방이 출생율이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결과를 놓고 해석을 한다면, 여성의 취업률이 높은 지방에서 자녀 교육비를 부담하는데 충분한 여성의 경제력이 확보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높은 교육비 부담과 육아부담을 줄이지 못한다면, 저출산화를 막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선진국들과 아시아 국가들의 저출산화 추세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세계의 선진국들은 전반적으로 출생률이 저하되는 저출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들어서 출생률이 회복하는 그룹과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그룹으로 나뉘어졌습니다.  미국, 프랑스, 영국 등과 같이 전통적인 저출산 국가들은 198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출생률이 회복되고 있는데 비해, 일본과 독일, 이탈리아 등의 국가는 여전히 지속적으로 출생률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2차대전 승전국들은 저출산 위기를 벗어나고 있는데 비해, 패전국들은 점점 심화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또한, 아시아 각국들의 출생률 역시 모두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와 함께 중국, 싱가포르, 일본, 태국이 심각한 저출산 위기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출산 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가장 큰 원인 역시 지나치게 높은 교육열 및 교육비의 증가가 꼽히고 있습니다. 

 
육아와 교육 문제의 해결이 최우선 과제

이번 정부에 들어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경제를 꼽고 있습니다.  물론, 경제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불가능한 것이니 일면 타당합니다만, 경제만을 지상과제로 삼는 정책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장기적인 국가적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저출산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안됩니다.  현재 주무부처는 보건복지가정부입니다만, 이 사안은 해당부처에 맡겨서만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닙니다.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이 지나치게 높은 교육비이기 때문입니다. 

저출산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범부처적으로, 특히 교육과학부와 보건복지가정부에서 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는 대책들을 내놓아야 합니다.  지나친 경쟁위주의 교육정책은 결국 교육비의 지속적인 앙등을 불러올 것이며, 가장 근본적인 국가적 재앙을 막기는 커녕 부추키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다시 한번 근본적으로 검토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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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라는 최대의 명제를 두고서도 어쩌면 이렇게 극명하게 다른 접근방법을 취할 수 있는 것일까요? 

최근 역사교과서에 대한 재집필 문제에 이어 뉴라이트의 근현대사 특강, 그리고 419혁명을 비하하는 DVD까지에 이르는 일련의 문제로 물의를 빚고 있는 MB 정부의 교육 정책과 너무나 대비되는 프로젝트인 캘리포니아 오픈소스 교과서 프로젝트를 소개할 까 합니다.

캘리포니아 주 교육부는 매년 지방세를 4억 달러 이상 절감하면서 열성적인 학생들 모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교육 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교사들의 여가 시간과 통찰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교과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위키피이아에 이용된 위키위키 엔진을 이용해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제일 먼저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10학년 세계사 교과서를 만드는데 이용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사이트는 다음의 URL을 따라가시면 됩니다.

http://www.opensourcetext.org/


프로젝트의 공식 명칭은 "The California Open Source Textbook Project (COSTP)" 입니다.  물론 예산 절감의 효과를 노린 부분도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오픈소스 접근에 의한 개방형 플랫폼이 선생님들에 의해 바르게 인도될 것이라는 믿음이 없다면 하기 어려운 결정이겠지요?

이 프로젝트의 저작권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스를 따르기 때문에, 아무런 제약없이 컨텐츠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는 세계사 교과서 구경하고 싶으시죠?  위키피디아와 협력을 통해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언제라도 들어가서 업데이트되는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비어있는 부분들이 더 많습니다만, 점점 내용이 차오르겠지요?  구경하러 가시고 싶은 분은 ... 아래로 ...

http://en.wikibooks.org/wiki/COSTP_World_History_Project


MB 정부 다른 것은 다 미국을 따라 한다고 하는데, 이런 것은 왜 안 따라하고 반대로 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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