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포스팅은 오랫 만에 멋진 TED 강연 소개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김주환 교수님의 새로운 책 <GRIT>에서도 자세히 언급이 됩니다만, 컨설턴트였던 안젤라 리 덕월쓰(Angela Lee Duckworth)가 컨설팅 일을 그만두고 뉴욕시에서 중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과 못하는 아이들을 구별짓는 것은 아이큐가 아니라 성공의 열쇠가 바로 "GRIT (우리 말로 기개로 변역했네요)"라는 것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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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27살 때 경영컨설팅을 그만두고 뉴욕시의 공립 학교에서 중학교 1학년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녀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과 성적이 나쁜 학생들의 차이점은 아이큐만이 아니었다는 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아이큐가 높은 학생들 모두가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그녀가 교직 생활을 하면서 가장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은 학생과 학습자체에 대한 탐구가 없이는 제대로 교육을 할 수 없겠다고 생각해서 심리학 공부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였다. 그녀가 연구한 주제는 "누가 성공한 사람이고, 그 비결은 무엇인가?"였다. 


미국 육군사관학교에서 어떤 사관생도가 군사훈련에 끝까지 남고 어떤 사관생도가 자퇴할 것인가? 전국맞춤법대회에서 어떤 학생이 끝까지 경쟁에서 살아남을것인가? 문제학교에 배정된 초임교사들 중에 누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교사로 남을 것인가? 어떤 세일즈맨이 끝까지 살아남고, 누가 제일 판매 성과가 좋을지?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성공적이라도 판단된 사람들의 공통된 특성이 바로 기개(grit)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기개란 뭘까? 기개는 목표를 향해 오래 나아갈 수 있는 열정과 끈기이다. 그녀는 기개를 해가 뜨나 해가 지나 꿈과 미래를 물고 늘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말로 몇 년 이상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진짜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녀는 이를 교육과 연관시키기 위해 시카고 공립학교에서 연구를 시작했는데, 수천 명의 고2 학생들에게 기개에 대해 질문했고, 누가 끝까지 남아 학교를 졸업하는지 보기위해 1년이 넘게 기다렸다. 그 결과 기개가 있는 학생들은 월등히 높은 비율로 졸업을 눈 낲에 두고 있었다. 측정가능한 다수의 요소들도 함께 조사를 했는데, 가족의 수입이나, 시험성적 등 여러 요소를 모두 고려했지만 역시 기개가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이는 미국 육군사관학교나, 전국맞춤범대회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찰된 내용이다.  


문제는 이렇게 중요한 기개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  너무나 소홀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현재 이에 대한 정답도 아직 잘 모른다. 중요한 것은 재능이 기개를 강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지키겠다고 한 것들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으며, 되려 기개와 재능은 반비례하는 경향까지도 보인다고 한다. 그녀는 스탠포드 대학의 캐롤 드웩(Carol Dweck) 박사가 개발한 "성장 마인드셋" 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는데, 학습능력은 타고나거나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에 의해서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이므로 아이들이 뇌가 어떻게 도전에 반응하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지에 대해 읽거나 배웠을때, 아이들은 실패해도 더 끈기를 가지고 나아가는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아이들은 한번 실패해도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믿기 때문에 ...


어쩌면 부모가 지식을 전달하고, 공부하라고 다그치기 보다는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하고, 기개를 가질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해 나가는 것이 아이들이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데 훨씬 중요한 교육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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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에서 '창조경제' 관련한 정책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코딩 교육을 시키겠다는 내용이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대통령 업무보고에 MS 스몰베이식(Small Basic) 등을 가르치는 것을 정규 교과과정에 넣겠다는 것이 그 내용인데, 이와 관련하여 찬반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코딩 교육에 대한 선입견을 타파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와 관련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미래부 업무보고에 들어간 형태의 베이식 언어를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치고, 이를 정규교과에서 의무화하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엉뚱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실행부분에 있어서는 시범적용과 민간에서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일부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무조건적인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들에게 코딩교육 자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하여, 별로 대단한 것은 없지만 간단히 이것이 어째서 중요한지, 그리고 어떤 면에서 장점이 많은지에 대한 글을 써 보고자 한다. 기초적인 합의가 없이 밀어붙인다고 정책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래부에서도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서 어떤 정책이 가장 적합할 것인지 공론화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듣고 취지를 살렸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취지이지, 각론 그 자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코딩 교육을 중시하는 움직임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보강국으로 꼽히는 에스토니아에서는  6세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의무적으로 가르치며, 심지어는 수학과 과학 등의 교육과정 자체도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바꾸는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데, 코드카데미(Codecademy)를 위시로 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의 코딩을 가르치는 도구와 서비스들을 출시하고 있으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시작했다. MIT 미디어랩에서 제작한 스크래치라는 비주얼 프로그래밍 도구는 이미 수 많은 어린이 프로그래머들이 올린 프로젝트의 수가 수십 만개에 이를 정도로 널리 알려졌고, DIY.org 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비영리재단에는 많은 수의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주도하는 프로그래밍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이런 분위기에 불을 지른 것은 페이스북을 공동창업한 마크 주커버그와 MS의 빌 게이츠를 포함한 ICT 업계의 거물들이 "이 나라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하는 이유"라는 글로 시작하는 영상에 같이 출연하여 그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한 몫 하였다. 해당 영상은 아래 임베딩하였다.





물론, 코딩을 배우는 것은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있어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뉴욕시 블룸버그 시장도 코딩을 코드아카데미를 통해 배우고 있는데, 어른들의 경우 컴퓨터와의 소통의 수단인 코딩을 배우는 것이 앞으로는 마치 외국인과 소통하기 위해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이 생활을 하고,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성이 강하다. 그에 비해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배움의 과정이기도 하고, 자라면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는 어떤 기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단순한 도구로서의 활용만 생각하는 경우라면 그 중요성이 확실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코딩이 아이들이 자라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그런 요소들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해 보아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언급하고 싶은 사실은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중요하다고 생각한 학문은 시대에 따라 변했다는 점이다. 우리가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있는 국/영/수가 언제나 영원할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플라톤 시대에는 웅변과 수사학과 같은 말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학문의 영역을 차지했고, 중세시대에는 종교와 관련한 학문들이 가장 중요했으며, 근대이후에나 수학과 과학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언어의 경우에도 영어가 우리에게 필수적인 학문으로 자리잡은 것이 얼마나 되었을까? 근대까지도 가장 중요한 언어학문은 라틴어였다. 교육방식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이것까지 언급하면 글이 너무 길어지고 논점에서 어긋나므로 이 정도로 정리한다.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는 것은 사회의 발전양상과 역사의 흐름에 맞추어 수정되어야 하는 것이며, 해당 시대에 맞는 교과과정과 교육방식이 도입되어야 사회에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 코딩이 그런 시대적 변화와 잘 맞는 교육일까? 이것이 중요한 논점이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코딩을 좀 넓게 보고 접근했으면 좋겠다. 컴퓨터 과학자들이나 프로그래밍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나 다룰 만한 어려운 문법과 알고리즘을 외우고 이해해야 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레고블록처럼 창의적이고 자신의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사고방식을 기르고, 실제로 성취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도구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실제로 MIT 미디어랩의 스크래치를 비롯하여, 최근에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아이들 대상의 프로그래밍 관련 도구와 교육 서비스들은 과거 방식의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공작도구와 같은 느낌이 많이 난다.


확실히 아이들에게 정형화된 프로그래밍 언어의 문법을 가르치고, 콜론이나 세미콜론을 빼먹고, 스펠링이 틀렸다면서 잔뜩 발생하는 에러 메시지에 의한 스트레스를 받도록 하며, 아직 산수도 제대로 못하는데 알고리즘 타령을 하게 만드는 그런 교육은 무리다. 그렇지만, 블록쌓기를 하며 논리적인 생각을 기르게 하는 그런 정도의 교육은 가능하다. 처음에는 알고리즘이 들어가 있는 빌딩블록을 쌓아가는 방식으로 자신이 구상한 것들이 동작하도록 하는 기쁨을 느끼게 하고, 서서히 그 이면에 숨어있는 원리를 알려주면 충분하다. 아마도 이것만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의 작업을 간단히 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그 교육은 크게 성공한 것이며, 혹시라도 그 중에서 일부의 학생들이 프로그램이라는 것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깊이 판다면 그들은 디지털 시대에 중요한 인재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하면, 필자의 시대에는 중학교 기술과목에 의무적으로 베이식 언어를 가르쳤다. 아마도 필자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당시의 교육이 사회에 나와서 크게 중요했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아니오"이다. 실제로 프로그래밍이 관심이 많았던 필자는 세운상가에 가서 일본과 미국에서 나온 프로그램이 서적을 사서 그 내용을 분석하고, 독자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학창시절부터 관련 잡지에 기고를 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다. 교과과정의 베이식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이지, 그것 자체로 어떤 큰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이를 강제화하거나 획일화해서 가르치는 발상은 곤란하다. 


블록을 이용해서 익히는 재미난 프로그래밍과 코딩의 경우 우리 아이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논리적인 생각과 함께, 문제를 풀어내고 창의적인 도전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필자의 아들은 이제 중학교 1학년이 되었는데, 5학년 정도부터 스텐실웍스(StencylWorks)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간단한 게임을 즐겨 만들었다. 아이가 코딩을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아는 방식의 코딩을 하지 않고, 수 많은 블록들을 이리저리 배치하고 수치를 입력하며 사물을 디자인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간다. 그 과정을 굉장히 빠른 속도로 하는데,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해당 도구의 한쪽 탭을 클릭하자 그 복잡해 보이는 레고블록의 설계도가 필자의 눈에 익숙한 스크립트 언어의 코드로 변했다. 그 코드를 읽고 나서야 그 프로그램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아들은 해당 스크립트 언어코드는 너무 어렵다면서 보는 것조차 거부했다는 점이다. 달리 말해 필자의 아들은 비주얼 프로그래밍 방식에 익숙해서 그것을 총체적인 블록으로 인식하는 것은 잘하고 좋아하지만, 필자는 그런 그림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고 텍스트로 된 프로그래밍 언어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나 서로 다른 인지능력과 표현방식을 가졌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큰 충격이었다. 그 이후에 고상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높이 생각하고, 비주얼 도구를 다소 하찮게 보던 필자의 태도도 달라졌다. 


코딩을 배운다는 것은 일종의 논리적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며, 어떤 것을 픽업해서 연결시킬 것인지를 아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이런 논리적 언어가 가지고 있는 기초적인 개념 (루프가 어떻게 동작하고, 판단을 어떻게 하며, 계산을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컴퓨터가 우리에게 주는 정보를 획득하고, 컴퓨터에게 일을 시키는 지 등)을 알게 하고, 창조적인 경험과 내가 만들어낸 것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주입식 교육에 찌들어 있는 아이들에게 해방구 역할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자신들이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쁨을 느끼게 하면서 그 중의 일부 열정이 있는 아이들이 더욱 깊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지, 여기에 전통적인 교육의 평가체계를 도입하거나 획일적인 교육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딩교육은 이와는 또다른 접근방법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너무 지나치게 정해놓고 접근하며, 너무 빠르게 전면확산 시키려고 하면 되려 반발도 클 것이고, 교육도 제대로 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방과후 학습과 창의체험활동 등의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고, 민간에서 이런 의도로 접근하고 있는 다양한 스타트업이나 기업, 비영리단체 들과의 협력을 통해서 코딩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천편일률적인 접근보다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는 민간에서의 서비스와 도구들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이를 적절하게 도입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관련한 스타트업 생태계도 생길 수 있고, 본래의 정책을 입안하려는 취지와도 잘 맞을 것이다. 좋은 취지의 정책이 수행하는 방식의 문제로 제대로 도입되지 못하고 후퇴하게 된다면, 이는 하지 않는 것보다도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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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관련한 좋은 TED 강연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자렛 크로소작(Jarrett Krosoczka)의 강의로 예술가로 성장하게 된 이야기를 풀어냈는데, 부모로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한 강의었다.


그는 자신의 천직을 "상상력"이라고 표현하고, "상상력"이 자신의 인을 구했다고 표현한다. 현재는 예술가이지만, 어쩌면 우리가 현재 가장 필요로 하는 창조인재(?)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유년시절은 우리의 일상적인 통념으로는 매우 불운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어머니는 마약중독으로 언제나 감금되어 있고, 아버지가 없었지만 그에게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있었다. 그 분들은 5명의 자식이 있음에도 그를 입양해서 길러주었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6살 무렵부터 얼음과 과일이 곁들여진 칵테일을 주문해서 마실 수 있도록 허락을 하고, 사랑을 나누어 주면서 자신의 창의적인 노력을 언제나 지지하는 그런 분이었다는 점이다.


그의 인생에 있어 중대한 전환점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있었다. 아동문학 작가인 잭 간토스(Jack Gantos)가 그의 학교를 방문해서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작가의 대표작의 주인공을 그리는 시간을 가졌는데, 작가가 교실에 와서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을 보면서 돌아다니다가 크로소작의 책상 앞에 멈춰서서 책상을 두드리며 "고양이 잘 그리네" 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다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쩌면 사소해 보이는 이 사건이 그에게 작가라는 직업과 그림에 대한 열정에 불을 지폈고, 그해 그는 "가장 잘 날 수 있다고 생각한 올빼미 (The Owl Who Thought He Was The Best Flyer)"라는 책을 썼다. 그 내용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르메스와 경주를 하는 올빼미에 대한 것으로, 올빼미가 반칙을 해서 헤르메스는 화가 났고, 올빼미를 달로 바꿔 버렸다. 그래서 올빼미는 남은 여생을 가족과 친구들이 저녁에 노는 것을 보면 살아가야 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는 표지도 만들었고, 결국 그 직업을 평생동안 가지게 되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여러 가지 귀기울일 만한 이야기들이 있다. 특히 "단어와 그림이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도록 내버려 두어라"는 것이 어쩌면 창의력을 기르는데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사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상상을 종이와 같은 여백에 펼치는 행위이다. 남에게 평가를 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 머릿 속에 떠오르는 것을 그냥 끄적이고, 그것을 자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창작의 능력이 생긴다. 최근 서울에서 성황리에 자신의 전시회를 열었던 상상력이 풍부한 대표적인 영화감독인 팀 버튼의 경우에도 눈에 띄는 냅킨이나 연습장 등에 끊임없이 스케치를 하고, 그림을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어떤 것이 되기 위해 정규교육을 받아서 무엇을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았고, 이를 꾸준히 하였다. 여기에는 어떠한 규칙도 존재하지 않는다. 자렛 크로소작의 경우 학교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몇 장의 종이를 꺼내 스테플러로 찍어서 연습장을 만들고, 빈 페이지에 상상하고 싶은 단어와 그림으로 채웠다고 한다. 어떤 멋진 그림이나 문장, 이야기를 바로 쓰기 시작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채운 그림에서 자신들의 캐릭터들이 탄생하였고, 이들과 다시 친구가 되었다. 그는 자신이 그린 달걀, 토마토, 호박 등의 캐릭터와 친구가 되었는데, 이들은 모두 냉장고라는 도시에 살고 있었고, 이 친구들을 갈아버리고, 잘라버릴 악마와 같은 믹서기나 빵 친구 등을 납치해서 구워버릴 나쁜 토스터기, 그리고 버터 친구들을 녹여버릴 전자렌지가 있는 유령같은 집에서 모험을 하는 이야기가 탄생하였다. 


그의 재능은 가능성을 알아본 외할아버지에 의해 더욱 빛이 나게 된다. 그의 할아버지가 하루는 밤중에 침대 머리 맡에서 "자렛, 네가 원한다면 지역 예술박물관의 예술수업에 보내주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런 공부와 활동을 좋아했던 그는 당연히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되는데, 이렇게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 많게는 세 번씩 참석을 한 박물관 예술수업을 통해 비슷한 열정을 가지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다른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수업시간에도 예술수업이 그에게는 가장 큰 위안이 되었는데, 특히 학교 선생님들의 캐릭터를 잡아서 그린 재미있는 그림이 아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루는 한 선생님의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를 그린 그림때문에 친구가 폭소를 터뜨리자, 해당 당사자 선생님이 이를 발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그의 그림을 찬찬히 쳐다본 선생님은 더 이상 야단을 치지 않고 재능이 있다면서 학교 신문사에서 새로운 만화가를 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 계기가 되어 학교신문사에서 3년 반 동안 만화가로 일하는 기회를 얻었다.  


그에게 중요한 교훈을 알려준 미술박물관의 선생님의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만화를 계속 그리면서, 조금 더 정교하고 세밀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엑스맨이나 스파이더맨과 같은 인물들의 근육 등의 팁을 알려주고 만화를 잘 그리는 법에 대한 책을 얻어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는 그에게 선생님은 "네가 배운 것은 모두 잊어버려라. 너는 좋은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너의 기술을 잘 활용해야지. 남에게서 배운데로 그리지 말아라 너의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 방법을 지켜내라. 너는 충분히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중요한 가르침을 남겼다. 


그는 이런 재능을 바탕으로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에 들어가서 공부를 하고, 작가로서의 길을 가기 위해 여러 가지 책과 수백 장의 엽서 등을 만들어서 여러 출판사들의 편집장들과 디자이너 등에게 보냈지만 매번 거절을 당했다. 시련이 닥친 것이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난치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자선운동 캠프에 참여해서 캠프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이 그 책을 좋아하고 읽는 것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외할아버지는 대학에 졸업한 손자가 직업을 구했는지 묻는 전화를 자주 했는데, 그에 대한 그의 대답이 걸작이다. "할아버지, 저는 아동 도서를 출판하고 있어요." 외할아버지가 "그런데, 그 책을 누가 구입하냐?" 라고 물으면 "아직은 아무도 안 사네요. 하지만 언젠가 팔릴 겁니다." 라고 답을 했다. 이렇게 꾸준히 노력을 하면서 만든 책과 엽서 등을 계속해서 여러 출판사 등에 보냈는데, 그의 이런 끈질긴 노력은 결국 보상을 받게 된다. 세계적인 출판사인 랜덤하우스에서 그가 작업한 것들을 꼼꼼히 검토해서 결국 책을 계약한 것이다. 그의 첫 작품은 2001년 6월 12일에 출간된 "잘자, 몽키보이 (Good Night, Monkey Boy)"였는데, 자신이 참여했던 자원봉사 프로그램에서 만났던 한 아이에게서 영감을 얻어서 만든 작품이었다. 이 책은 매진이 되고, 그는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후 많은 아동용 동화책과 그림 소설로 세계적인 작가에 반열에 오른 그의 이야기에서 최고의 예술가가 탄생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필요했는지 잘 알 수가 있다.


그의 어린 시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고, 무엇인가 그 일에 매진하도록 만든 계기를 롤 모델이 되는 사람의 한 마디가 만들어 내었고, 그 재능을 발견하고 키울 수 있도록 관찰하고 연결해준 외할아버지와 고등학교 선생님, 그의 독창적인 창작능력을 알아보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준 미술박물관의 선생님, 그리고 많은 노력과 작품을 보냈음에도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을 한탄하지 않고 꾸준히 사회생활을 하면서 얻는 경험을 더해서 도전을 한 끈기와 긍정적인 마인드가 모두 하나로 합쳐져서 멋진 예술가가 나온 것이다. 우리 모두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지금, 답은 생각보다 명확하다. 이제는 교육자로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나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고 롤모델로 생각하여 나의 이야기를 실천하는 젊은 친구들을 간혹 만난다. 그냥 이야기만 듣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 실행하는 친구들에게는 뭔가 다른 기운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물을 주고, 자신들이 만들어낸 가치가 정말 빛이 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는 있어야 하며, 사회에서 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정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자신이 사랑하고, 잘 하는 것을 발견한 뒤에 사회와 소통하면서 꾸준히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심성과 태도이다. 아무리 뛰어난 자질을 가지고 있고, 열심히 그 일에 매진을 해도 실제로 목표로 하는 것에 도전하는 실행력이 없거나, 생각하는 만큼 성과가 없다고 중도에 너무 쉽게 포기해서는 성취를 하기 힘들다. 어렸을 때 길러줘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점들이다. 그리고, 언제나 용기를 얻을 수 있도록 지지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부모와 교육이 해야 하는 것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정진해 나가는 그런 태도와 긍정적인 마인드, 그리고 언제나 주변사회와 소통하고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불확실한 미래를 개척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가려는 아이들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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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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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논란으로 온 나라가 백가쟁명식 토론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다. 정말 다양한 의견과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 이 논란에서 중요한 것은 "일자리"로 귀결되는 듯한 느낌이다. 문제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작금의 추세가 인위적으로 정부가 끼어든다고 해결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이다. 물론 경제민주화를 중심으로 하는 공정한 규칙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포텐셜을 끄집어내기 쉽도록 뭔가를 창발시키는 비용을 줄여주는 인프라와 새로운 모험을 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여러 제도나 장치, 그리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만들어진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 되기는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뭔가를 "창조"할 사람들이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모두가 의사와 공무원이 되려고 공부하고, 중소기업이나 창업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대기업에 원서만 넣고 있는데 무슨 새로운 일자리나 "창조"가 나타나겠는가?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들의 교육시스템과 사회 인프라에 있는 것이라 지나치게 조급하게 접근하기 보다는 긴 호흡을 가지고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손을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와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교육과 관련한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교육전문가인 토니 와그너(Tony Wagner)는 최근 "이노베이터의 창조: 세상을 바꿀 젊은 사람들 만들기 (Creating Innovators: The Making of Young People Who Will Change the World)"라는 그의 저서에서 미국의 초중고등학교 교육과 대학이 시장에서 정말로 필요로 하는 기술과 능력을 배양하고 가르치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이 블로그의 다른 포스트에서 주로 대학의 시스템에 대해 언급한 바 있으므로 아래의 연관글도 참고하기 바란다.


연관글:
이와 관련하여 뉴욕타임즈에 토마스 프리드먼이 좋은 칼럼을 쓴 것이 있어서,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원문은 하단에 링크하였다. MIT의 데이빗 오토도 지적했듯이 일자리 문제에 있어 가장 심각한 것은 이제는 아주 적은 고연봉에 높은 기술과 지식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있을 뿐, 과거에 많았던 비교적 좋은 대우에 중간 정도의 기술이 필요한 직업들이 사라지고 있는 점이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도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어떤 특정한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기 보다는 보다 창조적이고,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새로운 교육철학이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토니 와그너는 아이들에게 입시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혁신에 대한 준비"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이든, 거기에 가치를 부가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라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굉장히 혁신적인 주장이다. 그렇지만, 과거에 비해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여건은 확실히 좋아졌다. 이제는 인터넷에 연결된 많은 디바이스들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지식의 획득이 가능하고, 무엇을 아는 지가 그렇게 중요하지가 않다.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을 실행하는 "실행력"이다. 

이런 실행력은 문제를 창의적으로 풀어내는 능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는 것에서 시작되는데 이것이 바로 혁신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기술은 비판적 사고와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협업이다. 이들은 모두 현재의 교육이 중시하는 학술적인 지식과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개인의 지식을 테스트하고, 자신들만을 돌보라고 어렸을 때부터 강요받는 환경과는 완전히 반대방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르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가르치면 되는 문제다. 그리고, 지식은 계속 변할 뿐만 아니라 늘어나기 때문에 그때 그때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문제를 찾아내는 능력과 찾아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에 옮기는 태도는 오랜 교육과 경험을 통해 숙달되지 않으면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인재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부분이지, 알량한 지식들의 덩어리들이 아니다. 과거 전통세대는 지식을 확보하면 적당히 괜찮은 직업을 얻을 수 있었고, 대부분의 대학과 고등교육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렇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고 있다. 이제는 일자리를 찾아서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필요한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다행인 것은 무척이나 어려워 보이는 이런 미션을 이제는 과거보다 훨씬 수행하기 쉬워졌다는 점이다. 

아주 운이 좋게도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기술이 잘 맞아서 일자리를 "찾아서" 얻게 된 경우라도 현재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는 그냥 안주해서는 그 직업을 오래 가지고 좋은 대우를 받고 있기는 힘들다. 자신의 직업을 다시 재창조하고, 변화시키고, 새롭게 상상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사회에서의 가치가 떨어지고 심하면 직업을 잃게 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안정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의사나 공무원, 그리고 대기업 직원이라도 그리 안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자신이 혁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언젠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기초적인 지식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다. 가장 기초가 되는 언어적인 능력과 수리력 등이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의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끝없는 반복학습과 점수를 위한 과도한 암기와 문제풀이 기계로 훈련시키는 교육은 그 정도를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 토니 와그너는 기초적인 지식과 함께 동기(motivation)과 기술(skills)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동기가 가장 중요한데, 동기는 바로 열정의 근원이 된다. 젊은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동기부여가 잘된다. 특히 호기심이 많고, 위험을 감수하려는 특징이 있으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을 끊임없이 익혀나갈 수 있다. 이런 능력을 발휘한다면 자신들만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교육에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학교는 생동감이 떨어지는 지식은 많이 전달할 지 몰라도, 아이들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동기"를 잃게 만들고 있다. 산업시대가 창조한 공장형 학교교육은 그 효용성을 점점 잃고 있다. 이제는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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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와그너가 주장한 학교에서 아이들의 동기를 끌어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3가지는 3P로 표현된다. 그것은 바로 놀이(Play), 열정(Passion), 그리고 목적(Purpose)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잘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주어야 하며, 학교의 시스템은 혁신을 쉽게 할 수 있는 협업문화(collaboration culture)를 만들어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지식을 단순히 테스트하기 위해 서로를 경쟁자로 두고 시험을 보는 것보다는, 어떤 문제를 같이 풀어내기 위해 협업을 하는 지혜를 가르치고, 문제를 해결한 뒤의 성취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훨씬 좋은 교육시스템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들이 일구어낸 성취와 배운 기술을 썩히기 보다는, 남들에게 그것을 보여주고,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블로그나 SNS 등은 그런 활동을 쉽게할 수 있는 훌륭한 인프라가 되고 있다. 이것들은 향후에 개인들의 디지털 포트폴리오 역할을 하면서,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이런 능력을 갖춘 학생들이 도전해서 자신들의 능력을 뽐낼 수 있는 공정하면서도, 실제로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대회나 기회들도 많이 제공된다면 이런 변화를 가속화 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상을 주기 위한 그런 기회가 아니라, 우리가 골치아파 하지만 지나치게 복잡하지는 않은 실행력과 혁신이 필요한 작은 문제들을 발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며,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는 사회적인 인프라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이런 교육부분에서의 분위기 전환이 진정한 '창조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초석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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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지니우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GZA from rapgenius.com



뉴욕의 유명한 힙합 그룹으로 우탕클랜(Wu-Tang Clan)이라는 친구들이 있다. RZA, GZA, 메소드맨(Method Man), 래퀀(Raekwon) 등이 소속되어 있는데, 현재 최고의 힙합 그룹 중의 하나로 꼽힌다. 갑자기 교육과 관련한 카테고리의 글에 힙합 그룹의 이야기를 쓰니까 생뚱맞게 느껴지지만, 최근 이들이 멋진 시도를 한 것이 PBS에서 뉴스화가 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탕클랜의 멤버인 GZA는 그들의 히트곡 중에서 C.R.E.A.M (Cash Rules Everything Around Me)이라는 곡을 개사해서 과학과 기술, 공학과 수학과 관련한 랩을 만들었다. 이런 시도는 컬럼비아 대학 사범대학(Teachers College of Columbia University)의 도시과학교육센터의 조교수인 크리스토퍼 엠딘(Christopher Emdin)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힙합을 이용해서 과학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는 제안을 GZA에게 하였고, GZA가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여서 시작을 하게 되었는데, 특히 소득이 낮고 과학과 기술에 대해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 이런 주제에 대해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들은 힙합을 이용해서 과학을 전파하는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사이언스 지니우스(Science Genius)라고 명명하였다.


초기의 실험이 성공하자, 이들은 뉴욕시의 10개의 고등학교와 파트너십을 맺고 보다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는데, 특히 학교에서 자신들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커다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뉴욕의 고등학교에서 특히 흑인들과 저소득층이 많은 곳에서 아이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적극적으로 만드는데 힙합만큼 좋은 도구가 없다고 한다. 아이들이 힙합을 사랑하기에 교실에서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여기에 교육적인 주제를 결합시켜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학교 교실에서 자연스럽게 랩 배틀(rap battle)이 벌어지는데, 랩에 교육적인 요소들이 들어있다. 실제 영상에서도 나오지만,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문화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의 랩을 들으면서 그런 재능을 실제 교육과 연결시키는 것이 나이 든 기성세대에게는 상상조차 어려운 것일지 모르지만, 젊은 아이들의 세대에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기는 쉽지 않은 법. 이런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는 우탕클랜의 GZA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GZA는 자기 자신이 10학년(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1학년)에서 학교를 중퇴하였기에 배움에 대한 열망이 있었는데, 힙합이 이것을 도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는 과학적인 개념을 신선하면서도 박자감각이 있는 운율과 결합시킨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에는 어렸을 때부터 과학을 사랑했던 그의 취향과도 관련이 있다. 어찌보면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고, 사뭇 이질적으로까지 생각되는 과학과 힙합. 이들의 아름다운 만남이 어쩌면 미래의 교육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교훈을 우리에게 전달해주는 듯하다. 윤미래와 타이거JK, GD 등 스타들과 함께 엠넷에서 이런 유사한 프로젝트를 진행시켜 보면 어떨까? 


PBS 뉴스 클립을 아래 임베딩한다.





참고자료:


Songs for Biology: Students Write Hip-Hop to Learn Science

GZA – Science Genius 12.12.12 Spe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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