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웨이브 시스템의 칩 형태 from Wikipedia.org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구글 퀀텀 인공지능 연구소 등은 지난 2015년 12월8일 양자컴퓨터인 ‘D웨이브 2X’ 실물을 공개했다. 이 컴퓨터는 일반 컴퓨터에 비해 1억배 이상 빠른 처리 속도를 구현한다고 하는데, 이는 지금까지 발표된 양자컴퓨터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 

구글과 나사는 2013년 5월부터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해 협력을 해왔는데, 구글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기계학습 분야에 양자컴퓨팅을 도입해 획기적인 성과를 낸다는 목표로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캐나다 양자컴퓨터 전문기업인 D웨이브로부터 양자컴퓨터를 구매했는데, 예상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서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나사와의 협력을 통해 D웨이브의 아키텍처의 장점은 살리고 새로운 연구성과를 접목해서 1억배 이상의 성능을 구현한 것이니만큼 커다란 의미가 있는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양자컴퓨터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일까? 


양자컴퓨터의 원리와 역사 

양자컴퓨터 원리를 처음 구상한 사람은 양자역학의 거장 리처드 파인만이며, 옥스퍼드대의 데이비드 도이치 박사가 작동원리를 고안하였다. 일반적인 컴퓨터는 트랜지스터로 만들어진 게이트를 논리 로직으로 사용하고, 이들의 조합으로 연산을 하게 되는데, 양자컴퓨터는 연산법칙에 양자원리를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최초의 양자컴퓨터는 이번 구글과 나사의 발표에서도 언급된 캐나다의 D웨이브가 2011년 5월 24일 상용화되었다고 알려졌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양자컴퓨터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양자역학에 대한 기본적인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양자역학에서 유명한 이중 슬릿 실험을 예로 들어보겠다. 



이 실험은 빛이 파동성과 입자성을 모두 가진다는 것을 밝힌 실험으로도 유명하지만, 양자역학의 독특한 확률분포를 보여준 실험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빛이 1번 슬릿 또는 2번 슬릿을 통과한 뒤에 스크린의 어딘가에 떨어질 확률 분포는, 빛이 1번 슬릿을 통과한 뒤에 스크린의 어딘가에 떨어질 확률 분포와 2번 슬릿을 통과한 뒤에 스크린의 어딘가에 떨어질 확률 분포를 더한 형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 실험을 수행해 보면, 어떤 위치에서는 두 개 슬릿을 다 열어둘 때에 오히려 광자가 올 확률이 떨어진다. 모두 0 이상인 확률로 계산을 하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가 없는데, 복소수 값을 갖고 음수 값을 가질 수 있는 진폭으로 계산을 하면 이런 결과가 도출이 된다.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컴퓨터는 확률적 알고리즘으로 연산을 수행할 수 있지만, 양자컴퓨터는 이와 같은 양자 알고리즘으로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양자컴퓨터는 이런 특징을 이용해서 오답을 상쇄시키고 정답을 증폭시킬 수 있다. 양자컴퓨터가 일반적인 컴퓨터보다 빠른 것은 잘못된 솔루션들을 서로 상쇄하여 사라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안과 암호체계와 관련한 파괴적인 변화 

모든 영역에 양자컴퓨터의 장점이 발휘되는 것은 아니고, 이런 연산방식이 잘 풀어낼 수 있는 종류의 문제들이 따로 있다. 현재 상당 수의 암호화 기술은 소인수분해의 계산상 난점을 활용한다. 대표적인 것들이 공개키암호화 기술들이다. 공개키암호화 방식은 많은 메신저 등에서 이용되는 표준 암호화 기법으로 암호해독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컴퓨터가 연산으로 풀어내는데 사실 상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것을 이용한 암호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994년 RSA129로 알려진 129자리 숫자(426비트)를 소인수분해 할 때 전 세계의 1,600여대의 워크스테이션을 병렬로 연결하여 계산했음에도 8개월이 걸렸다. 만약 250자리의 수(829비트)라면 800,000년이 걸리고, 1,000자리라면 1025억년이 걸린다. 그런데, 양자컴퓨터는 소인수분해 등의 계산을 하는데 연산속도를 혁명적으로 증가시킨다. 보통 컴퓨터가 수백 년이 걸리는 소인수분해 연산이 양자컴퓨터로는 몇 시간에서 몇 분에 끝나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오래 걸리는 연산이 가능한 시간의 범위 안으로 떨어지게 된다. 

소인수분해 문제 이외에도 또 다른 많은 암호 알고리즘이 바탕을 두고 있는 이산로그 문제도 양자컴퓨터가 잘 해결을 한다. 이렇게 암호해독이 가능한 양자컴퓨터가 저렴하게 상용화된다면, 기존의 암호체계 자체를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각국 정부가 양자컴퓨팅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면 이제는 굳이 메신저 등에 대한 감청을 하기 위해서 업체의 협조를 구하지 않고, 그냥 인터넷에서 감시 대상의 암호화된 메시지를 가로채더라도 그 메시지의 개인 키를 몇 시간에서 몇 분이면 해독해서 볼 수가 있게 된다. 유사하게 현재의 금융시스템 등에도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경우에는 이에 대비한 새로운 암호체계와 보안체계가 구축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격자기반 암호계는 아직 양자컴퓨터로 해결할 알고리즘이 없고, AES와 같은 블록 암호들 역시 아직 양자컴퓨터로 깨뜨리지 못한다. 물론 이들을 해독하는 새로운 알고리즘이 등장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 

또 한 가지 양자컴퓨터의 활용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인공지능 분야다. 실제로 구글도 나사와 양자컴퓨터 개발을 진행하면서 인공지능과 연관된 기계학습 분야에서의 응용을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밝히기도 하였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양자컴퓨팅을 활용한 양자학습이 기계학습의 학습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고, 특히 작업이 복잡할수록 양자 효과에 의한 학습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방대한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이를 활용하여 학습하는 방식이 더욱 빨라지게 된다면 빠르고 효율적으로 학습능력을 가지고 외부환경에 다양하게 대응하는 인공지능의 탄생이 현실화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가 현재까지는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강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을 탄생시키는 초석이 되는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실용적인 약인공지능 분야에서도 활용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무인자동차 기술을 개발한다고 생각하자. 이 경우 도로 위에 존재하는 모든 차량의 움직임을 기계학습을 통해 분석해야 하며, 향후 교통흐름도 예측할 수 있다면 자율주행의 성능이 훨씬 좋아지게 될 것이다. 사실 이런 작업은 거의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의미가 있는데, 현재의 컴퓨터로는 수 많은 개별 차량의 움직임을 학습한 뒤 예측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양자컴퓨터가 이런 작업을 거의 실시간으로 해낼 수 있다면 무인자동차 기술에도 획기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숙제 

지난 2015년 12월의 구글과 나사의 양자컴퓨터 발표는 여러 모로 양자컴퓨터의 실용화 가능성을 알렸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실용화까지 여전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양자를 통제하는 기술은 쉽게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이 아니다. 현재 기술로는 양자로 구성되는 큐비트를 충분히 유지시키기 어렵고, 외부 환경이 조금만 변해도 변형이 일어난다. 현재 큐비트의 유지를 위해 초전도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제조 단가가 무척 높으며, 이를 제대로 유지하는 데에도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간다. 또한, 양자컴퓨터가 제대로 동작하기 위해 외부 환경의 영향을 완벽하게 차단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설비비도 만만치 않다. 큐비트를 집적시킬 수 있는 기술도 현재까지는 숙제다. 

또한 완전히 다른 방식의 연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도 큰 문제다. 예를 들어, 구글의 의도대로 인공지능 기계학습에 양자컴퓨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양자 원리를 활용한 양자학습 알고리즘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런 알고리즘이 없다면, 원리에 충실한 양자컴퓨터가 있다고 하더라도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정리하자면 이번 구글과 나사의 발표는 미래의 양자컴퓨터 상용화라는 측면에서 중대한 진전이라는 것은 틀림이 없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이들을 만나보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확실한 것은 양자컴퓨터가 가져올 큰 변화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대비는 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P.S. 이 글은 축약되어 <청년의사> 칼럼으로도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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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금속이나 플라스틱, 실리콘 반도체 등의 답이 돌아올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컴퓨터를 포함한 전자기기 대부분이 IC(Integrated Chip)로 대별되는 반도체 칩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이런 마이크로 칩들의 다양한 데이터를 전자의 형태로 전송하고 이를 처리하는 것이 디지털 컴퓨팅이라는 것은 이제는 상식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그렇지만, 불과 100년 전만 하더라도 컴퓨터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계산을 잘 하는 사람들을 컴퓨터라고 하였고, 특히 물리학 분야에서 이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하버드 대학의 천문학과 관련한 학문을 이끌면서 별들의 분광분석을 통한 이론을 정립한 에드워드 찰스 피커링(Edward Charles Pickering)은 심지어 계산을 잘하는 여성 컴퓨터들을 고용하면서 피커링의 하렘(Pickering's Harem)을 만들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컴퓨터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강고한지 알 수 있다. 비록 인공지능과 인지컴퓨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컴퓨터는 실리콘과 금속 기반의 어떤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원하는 계산을 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이런 것들도 모두 컴퓨터가 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는 최근 아날로그적인 빛이나 신경, 세균 등을 이용한 새로운 컴퓨팅에 대한 연구들이 조금씩 각광을 받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일찌기 노버트 위너나 클로드 섀넌과 같은 정보이론의 창시자들도 생물과 신경의 피드백 구조 등에서 많은 것을 이론화하였고, 이것이 컴퓨터 과학의 꽃을 피웠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이나 생물학적 컴퓨팅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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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새와 벌들에게서 배우는 무리 지능 


컴퓨팅과 관련한 연구에서 가장 많은 것을 배운 생물로는 개미를 꼽을 수 있다. 개미들의 집단행동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관심을 처음 끌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이다. 한 마리의 개미는 별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지만, 이들이 콜로니(colony)를 구성하고 나면 복잡한 둥지를 짓고, 음식을 관리하고 채우는 등의 사회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마르코 도리고(Marco Dorigo)와 같은 연구자들이 집중적인 연구를 시작하였는데, 이를 무리지능(swarm intelligence)이라고 한다. 도리고 박사가 특히 관심을 가진 것은 어떻게 그들의 둥지에서 음식물에까지 이르는 가장 짧은 경로를 찾아내는가에 대한 것이었다. 단순한 문제인 것 같지만, 가장 짧은 경로를 찾는 것은 컴퓨터 과학에 있어서 가장 고전적인 문제이면서, 노드와 네트워크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점점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개미들은 페로몬(pheromone)이라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일단 음식을 발견하면 집으로 돌아가면서 다른 개미들이 이를 추적할 수 있도록 페로몬을 떨어뜨린다. 페로몬을 감지하고 모여든 개미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페로몬의 양은 많아지고, 개미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보다 명확해진다. 페로몬은 휘발성이 있어서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일단 모든 음식을 모은 뒤에는 금방 길이 없어진다. 이러한 휘발성 때문에 만들어진 길 중에서도 거리가 먼 길보다는 짧은 길이 더욱 매력적일 수 밖에 없게 되고, 자연스럽게 짧은 길이 선택되는 것이다. 1992년 도리고 박사 그룹은 ACO(Ant Colony Optimisation, 개미 콜로니 최적화)라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이 알고리즘은 특정 지역에 페로몬을 뿌리면서 돌아다니는 개미들의 그룹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이후 다양한 문제의 해결에 많은 도움을 주기 시작하였다. 특히 유명한 것이 스위스의 수퍼마켓 체인인 미그로스(Migros)와 이태리 최고의 파스타 메이커인 바릴라(Barilla)의 물류시스템에 적용한 것으로 이들은 중앙의 창고에서 각각의 소매점에 이르는 최적의 배달경로를 찾는데 AntRoute 라는 솔루션을 활용하였다. 이 소프트웨어는 유렵에서 무리지능과 관련하여 가장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는 IDSIA(Dalle Molle Institute for Artificial Intelligence in Lugano) 연구소에서 분사하여 만든 AntOptima 에서 개발한 것으로, 매일 아침 이 소프트웨어의 개미들은 물류창고에 남아있는 재고량과 목적지, 그리고 현재 사용가능한 화물차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최적의 경로를 찾아서 제시한다. 1,200개의 트럭의 움직임을 총괄지휘하는 이 소프트웨어가 전체 경로를 만들어내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5분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도리고 박사 팀은 AntNet 이라는 프로토콜을 개발하기도 하였는데, 이 프로토콜은 정보의 패킷들이 노드와 노드 사이를 넘어다닐 때 자신들의 여정의 질(quality)에 대한 약간의 흔적을 남기고, 다른 정보 패킷들이 이 흔적을 인식하여 자신들의 라우팅 여정을 적절하게 수정한다. 

무리지성과 관련한 또 하나의 연구로, 제임스 케네디(James Kennedy)와 러셀 에버하트(Eberhart)가 1990년대 중반에 발명한 PSO(Particle Swarm Optimisation)라는 것이 있다. 이들은 발코니에 새들 먹이를 주면 첫번째 새가 이를 발견하고 날아든 뒤에, 머지않아 수많은 새 떼가 모여드는 것에 착안하여 인공의 새들이 무작위적으로 날아다니다가 먹이를 발견한 가장 가까운 동료들을 살피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하였다. 이렇게 간단한 아이디어가 현재는 650개가 넘는 영역에 적용되고 있는데, 영상이나 비디오 분석, 안테나 디자인, 심지어는 의학에서의 진단시스템과 기계의 고장분석 등에도 이용된다. 

이태리 ICST(Institute of Cognitive Sciences and Technologies)의 비토 트리아니(Vito Trianni) 박사는 벌들이 최적의 벌집을 짓기 위해 탐색을 하는 과정을 연구하면서, 그들의 행위와 인간의 뇌가 동작하는 방식에 유사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벌들의 경우 일단 각자가 흩어져서 좋은 자리를 탐색하다가 좋은 위치가 발견되면 벌집으로 돌아와서 춤을 추면서 다른 벌들을 모은다. 자리가 좋다고 판단되면 춤을 더 오래추면서 더 많은 벌들을 모은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벌들의 모임이 일정수준을 넘어가게 되면 나머지 모든 벌들이 모여서 새로운 벌집을 짓기 위해 날아간다. 이런 과정은 인간의 뇌의 신경세포들을 벌들로, 춤을 추는 행위를 전기자극으로 치환하여 생각하면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과정과 유사한 점이 많다. 이를 일부에서는 무리인식(swarm cognitio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슬라임/곰팡이 컴퓨팅


웨스트잉글랜드 대학(University of West England)의 앤디 아다마즈키(Andy Adamtzky) 교수는 다양한 물질들로 컴퓨팅이 가능한 기기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피사룸(Physarum)이라는 슬라임 곰팡이를 이용한 컴퓨터이다. 다른 생명체들과는 달리 슬라임 곰팡이들은 수백 만개에 이르는 독자적인 세포들이 융합해서 커다란 개체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슬라임 곰팡이들이 음식을 찾을 때에는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위치를 절묘하게 찾아가는 능력을 보여준다. 이런 특징을 잘 활용하면 슬라임 곰팡이들은 복잡한 네트워크 문제를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아다마츠키 교수는 이런 특징을 활용한 피사룸 칩을 구상하고 있다. 정보의 채널로서 컨덕터가 코팅된 튜브와 슬라임 몰드가 결합된 형태의 이런 칩이 전통적인 전자 칩과 연계된 하이브리드 칩으로 발전할 경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피사룸을 이용해서 스페인의 복잡한 교통문제나 일본 동경의 지하철에 적용한 연구 등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이런 과정을 녹화한 비디오가 공개되기도 하였다. 아래에 임베딩한 비디오는 이베리아 반도의 형태를 아가 플레이트로 만든 것에 슬라임 곰팡이가 자라면서 도로망의 확장을 보여주는 사례다.





아다마츠키 교수와 제프 존스 교수는 이런 결과에 바탕을 두고 화학적인 유혹(chemical attraction)을 바탕으로 하는 슬라임 곰팡이들의 행위를 컴퓨팅 모델로 정의해서 프로그램 규칙을 만들었다. 슬라임 곰팡이가 일종의 프로그램으로 해석되어 적절한 위치에 뿌려진 화학물질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아래 참고자료에 링크된 arXiv에 "Computation of the Travelling Salesman Problem by a Shrinking Blob" 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공개되었는데, 복잡한 수학문제를 실제로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DNA 컴퓨팅


생명체라고 할 수는 없지만, DNA 역시 생물학적 컴퓨팅에 있어 단골로 등장하는 녀석이다. 이미 DNA 알고리즘이라는 것이 중요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비교적 낯설지는 않지만, 실제 DNA를 이용한 컴퓨팅에 대해서는 비교적 최근에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진들이 발표한 DNA 기반 컴퓨팅과 관련한 연구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from Science.com



이 연구진들은 DNA와 단백질을 이용해서 트랜지스터와 같은 논리회로를 구성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 대해서초점을 맞추었다. 이들은 이런 역할을 하는 소자를 트랜스크립터(transcriptor)라고 명명하였다. 위의 그림에서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보이는 버퍼들이 게이트의 역할을 한다. A, C, T, G의 4가지 염기를 적절하게 합성해서 마치 트랜지스터와 같은 논리로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험적으로는 다양한 효소들을 이용해서 DNA와 RNA의 활동을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AND, NAND, OR, XOR, NOR, XNOR 게이트를 성공적으로 구현했다고 한다. 아직 간단한 단위만 구성한 수준이므로 이들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욱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스탠포드 연구진들은 식물들에 트랜스크립터를 이식해서 환경을 감시한다거나 인간의 몸에 삽입해서 다양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나리오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미래의 컴퓨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수준을 넘어서서 다양한 학문의 융합을 통한 성취를 만들어가는 사례가 점점 많아질 것이다. 융합적인 사고와 시도는 컴퓨터의 미래도 바꾼다.



참고자료


Computers Made Out of DNA, Slime and Other Strange Stuff

Riders on a swarm

Computation of the Travelling Salesman Problem by a Shrinking Blob

Amplifying Genetic Logic G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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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echnologyReview.com



신경과학과 반도체 칩 기술의 발전은 이제 인간의 뇌를 닮은 칩을 만들어보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이런 칩들을 뉴로모픽(neuromorphic) 칩이라고 부른다. 뉴로모픽 칩들은 인공지능이 아직까지 풀지 못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앞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간의 뇌에 영감을 받아 칩으로 구현하려던 첫 번째 시도는 칼텍의 카버 미드(Carver Mead) 교수가 1980년대 초에 최초로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현대적인 컴퓨팅 기술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가 꿈꾼 것은 수백 만 개에 이르는 매우 많은 수의 명령어를 병렬로 처리할 수 있는 그런 칩이었다. 그런 칩을 만든다면 비디오나 사운드와 같이 대량의 비정형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또한 파워도 보다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1980년대 중반에 신경과학자들과 함께 신경세포가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같이 연구하고, 그 원리를 접목한 자신의 첫 번째 뉴로모픽 칩을 만들었는데, 트랜지스터들을 매우 낮은 전압으로 동작시키면서 이들 사이에 피드백 네트워크를 구성하였다. 이렇게 제작한 칩으로 망막이나 달팽이관의 데이터 처리회로를 흉내내는 것에 이용해서 물체의 윤곽을 검출하거나, 특정한 소리를 알아내는 작업을 하였다. 그러나, 그가 제작한 칩은 동작시키기도 어려웠고, 제작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호기심을 실험해보는 수준을 넘을 수 없었다. 


그가 꿈꾸었던 뉴로모픽 칩이 최근 IBM이 발표한 SyNAPSE에 의해 대단히 큰 발전을 하였다. 원시적인 비디오 게임을 수행하고, 영상패턴 인식 등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IBM에서는 뉴로모픽 컴퓨팅을 위한 아키텍처도 최근 발표를 하였는데, 코어릿(corlets)이라고 부르는 모듈화된 코드 블록에 기반을 둔 새로운 프로그래밍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프로그래머들은 여러 개의 코어릿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실리콘으로 이루어진 시냅스와 신경세포를 연결하는데, 현재 150개가 넘는 코어릿이 디자인되었고, 비디오의 사람들의 얼굴을 알아보거나, 베토벤과 바하의 음악을 구별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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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의 SyNAPSE 프로젝트가 뉴로모픽 컴퓨팅, 인지컴퓨팅의 가능성을 열었다고는 할 수 있지만, 인간의 뇌를 닮은 또 하나의 장벽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뱌로 인간의 뇌가 가지고 있는 시냅스는 지속적으로 변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입력과 처리가 일어날 때마다 새로운 시냅스가 생성되기도 하며, 동시에 잘 쓰이지 않는 시냅스는 끊어진다. 이를 컴퓨팅 용어로 이야기한다면 컴퓨터가 자신을 새롭게 프로그램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단지 인간의 뇌의 신경세포와 시냅스가 연결된 구조를 흉내내는 것에는 SyNAPSE가 성공했는지 몰라도, 이렇게 자신을 변형시키는 것은 구현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드디어 이렇게 자신을 변화시키는 칩도 HRL(Hughes Research Laboratory)에서 선을 보였다. 우주항공과 관련한 다양한 시스템으로 유명한 휴즈 항공(Hughes Aircraft)에서 설립한 이 연구소는 이제 GM과 보잉이 함께 하는 조인트 벤처이다. HRL이 2013년 발표한 새로운 칩은 IBM의 SyNAPSE 프로젝트에서 발표한 칩과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가지지만, 새로운 데이터를 처리한 시냅스 연결이 저절로 변화되고 적응된다. 칩이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HRL 칩은 인간의 뇌의 2가지 학습과정을 흉내내는데,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에서 신호가 얼마나 자주 도달하느냐에 따라 해당 신호들에 대한 감수성을 조절하며, 데이터 신호의 스파이크와 타이밍의 그룹에 따라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여러 개의 신경세포들이 그룹을 이루어서 상호협조적으로 동작한다면, 이런 연결은 강화가 되며, 반대로 잘 협조가 안되는 그룹의 연결은 약화된다. HRL 칩은 현재 다양한 실험을 통해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SyNAPSE와 마찬가지로 비디오 게임 퐁(Pong)을 잘 수행하였다. 놀라운 것은 HRL 칩의 경우 전혀 프로그래밍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지 움직임을 조절하는 방법을 연결하고, 공을 감지하며, 피드백으로 성공적으로 샷을 했을 때에는 보상을 하고, 놓쳤을 때에는 벌을 주는 단순한 방식으로 저절로 모든 것을 배워서 동작한다. 여기에 공이 추가되거나, 조종해야 하는 물체, 상대편 등이 변화한다고 해도 간단히 적응해서 게임을 플레이한다. 

이런 새로운 뉴로모픽 칩과 뉴로모픽 컴퓨팅이 흔히 이용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인간의 뇌와 같이 복잡하고 집적도가 높은 구조를 가지기 위해서는 1제곱센티미터 넓이에 100억 개의 시냅스 연결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소재나 집적기술 전반에 혁신이 있어야 한다. HRL의 경우에는 멤리스토(memristor)라고 하는 소자를 고용량으로 집적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기존의 트랜지스터와는 또 다른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작업을 부여하고, 작업에 대한 평가를 하는 방식 등에 대해서도 정의할 부분이 많다. 어느 정도 수준의 자율성을 줄 것인지, 그리고 작업은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등에 대한 작업모델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야 하며,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가질 수 있게 된다면 윤리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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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CNET.com



IBM이 $1.3B을 들여서 유럽에서 수퍼컴퓨터로 인간의 뇌를 흉내내는 Blue Brain Project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은 이 블로그를 통해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그 이상으로 인간의 뇌를 닮은 컴퓨터 칩과 컴퓨터를 만드는 노력도 많아지고 있다. DARPA와 진행하고 있는 인간의 뇌와 유사한 방식의 연결성을 가진 SyNAPSE 프로젝트는 이미 외부에 상당히 알려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3D 회로를 구성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액체를 흘려보내서 냉각도 시키고, 전력도 분산시키는 새로운 디자인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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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30 - 인간의 뇌를 역공학할 수 있을까?

2011/12/06 - IBM의 미래를 대비하는 인지컴퓨팅 기술

2013/10/24 - 인간의 뇌와 컴퓨터의 만남 (1)



이런 최근의 움직임을 포괄적으로 인지컴퓨팅(Cognitive Computing)이라는 용어가 나오고 있는데, 아마도 퀀텀컴퓨팅(Quantum Computing)과 함께 앞으로 융합컴퓨터과학의 탄생과 발전에 커다란 화두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컴퓨터를 인지 시스템으로 본다면 단지 프로그래밍 된데로 일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인지를 하고, 판단을 하며, 외부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경험을 통해 배운다"는 것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이런 목표를 가능하기 위해서 그동안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무던히도 열심히 연구를 했던 분야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였다. 어떤 측면에서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도전했던 인공지능의 목표가 이제는 좀더 입체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개방을 하게 되고, 융합적인 시도를 하면서 과거에 풀지 못했던 문제를 조금이나마 풀 수 있지 않을까 살짝 기대도 된다. 결국 달리 말하자면, 인지컴퓨팅과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도 인간의 뇌에 대해서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최근 IBM이 발표한 3D 칩의 상용화를 위해 액체를 흘려보내는 컴퓨터와 관련한 기술도 이런 접근방법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IBM은 뇌처럼 낮은 수준의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동시에 효과적으로 대규모 병렬처리를 하는 기계에 관심이 많았는데, 사실 인간의 뇌야 말로 수천 만년 이상의 시간 동안 자연이 선택해서 진화시킨 정보처리 디자인의 현존하는 최고의 기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BM의 인공지능 관련 연구에서 최근 가장 각광받는 왓슨(Watson)은 어떨까? 사실 왓슨이 '제퍼디(Jeopardy)'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고, 뒤를 이어 미국 최고의 암센터 몇 곳에서 그 유용성을 증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대평가된 점이 없지 않다. 학습하고, 적응하는 알고리즘과 매우 빠른 속도의 연산으로 여러 가지 핸디캡을 극복한 것은 높게 평가할 수 있겠지만, 왓슨이 이런 처리를 위해 사용하는 에너지는 약 85kW에 이른다고 한다. 인간의 뇌가 약 20W 정도를 쓴다고 하니, 왓슨이 쓰는 에너지는 4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시에 머리를 굴리고 있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무척이나 불공정한 비교가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 최근 IBM에서는 전통적으로 컴퓨터의 수행성능을 비교할 때 이용한 초당 연산(명령어 수행)수치와 함께 주울(에너지 단위)당 연산수, 그리고 얼마나 작은 크기에서 연산을 처리하는지를 중시하는 리터(부피 단위)당 연산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에너지와 부피를 줄이고, 연산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칩의 디자인이 많이 달라져야 한다. 현재의 2D 컴퓨터 회로는 공기와의 접촉면을 늘리는 방식으로 발산되는 열을 식히고 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클럭의 주파수를 적게 해서 (인간의 경우 10~20Hz에 불과하다), 발열 자체가 적게 나도록 하는 것이 좋겠으나, 일단 발열 자체를 잡으려면 클락 스피드를 낮추어야 하는데, 이는 결국 성능을 줄이는 방향이므로 선택하기 어려운 방향이고, 발열 자체는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어떻게 식힐 것인지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이다. 실제로 컴퓨터 칩에 파워를 공급하고, 연산을 통해 발생되는 열을 처리하기 위해서 집어넣은 구조물 등이 차지하는 부피가 실제 컴퓨터 연산에 필요한 부피에 비해 월등히 크기 때문에, 적은 부피에 효율적인 연결의 수를 늘린 대규모 병렬컴퓨팅 기술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냉각과 에너지를 공급하는 3D 컴퓨터 회로 디자인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에서 최근 3D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발표했는데, 이 역시도 같은 맥락에서 중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3D로 칩을 설계하면 공기와의 접촉면적이 급감하기 때문에 가장 큰 문제가 발열을 처리하는 방법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되고 IBM에서 구현해 발표한 Aquasar라는 프로토타입은 인간의 뇌의 혈관과도 유사한 액체 채널을 설치하고 여기에 액체를 빠르게 순환시키는 3D 구조를 가진 컴퓨터이다. 인간의 뇌혈관이 주로 산소와 당분과 같이 인간의 뇌세포가 생존하는데 필요로 하고, 에너지로 쓸 수 이는 연료를 공급하며, 뇌세포의 노폐물과 이산화탄소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면, 3D 컴퓨터 칩의 경우에는 연료에 해당하는 전기는 직접 공급을 받으니 문제가 없지만, 연산을 하면서 발생하는 열을 제거하는데 이런 채널을 이용하는 셈이므로 인간의 뇌의 구조와 어느 정도 닮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 기술은 현재 독일의 수퍼컴퓨터인 Super MUC에 탑재되어 운용되고 있는데, SuperMUC는 다른 기술이 접목된 비슷한 시기의 비슷한 급의 수퍼컴퓨터에 비해 40% 정도 적은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한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면? 아마도 에너지를 공급하는 쪽도 인간과 같이 액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목표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이번에 프로토타입을 발표한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redox flow battery)라는 것으로 전선으로 에너지와 파워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액체로 이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실제로 인간의 신경세포에서 전기신호가 전달되는 방식을 이해하면 이것이 반드시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인간의 몸에는 전해질이라는 것들이 있고, 이들의 농도차이에 의해 전기포텐셜(electric potential)이라는 것이 발생하는데, 이것의 이동의 병합, 자극과 저해 등의 활동에 의해 인간의 신경시스템이 동작한다.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는 음이온과 양이온이 우세한 2개의 액채 채널이 3D 칩을 이동하면서 전기에너지를 공급한다. 에너지의 공급과 발산되는 열의 흡수를 동시에 같은 채널에서 할 수 있게 되면, 이는 결국 인간의 뇌의 형태와 거의 유사해진다. 현재 IBM에서 개발한 프로토타입은 100마이크론(0.1mm, 대략 인간의 머리카락 정도의 굵기) 정도의 폭을 가진 튜브를 통해 0.5~3V 정도의 전압과 1평방센티미터당 1W 정도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실용성을 갖춘 시스템이 나오려면 아마도 10년 정도는 더 걸릴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렇게 저전압에 저전력 시스템이기는 해도 돌아가는 프로토타입이 나왔다는 점은 크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자료:


IBM unveils computer fed by 'electronic blood'

How IBM is making computers more like your brain. For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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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몇 차례 새로운 미래의 인간의 뇌를 닮은 새로운 컴퓨터 칩과 컴퓨터, 그리고 이들이 미칠 사회적 파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그동안 인공지능과 관련해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고, 수퍼컴퓨터를 이용해서 뛰어난 인공지능 프로젝트들이 진행되어 온 것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어떤 수퍼컴퓨터의 인공지능도 인간의 뇌와 같이 유연한 사고를 하고, 동시에 여러 가지의 일을 하며, 감성적이면서도 직관적인 특징을 흉내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컴퓨터의 구조자체가 인간의 뇌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에 다양한 방식의 인간의 뇌를 흉내내기 위한 새로운 연구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크게 나누어서 인간의 뇌의 구조를 현재의 수퍼컴퓨터를 이용해서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거나, 인간의 뇌의 구조를 닮은 새로운 형태의 브레인 칩을 개발하는 것, 그리고 인간의 뇌에 심을 수 있는 형태로 접근하는 방식 등이 현재 시도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컴퓨터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와 집단지성까지 활용해서 컴퓨터 인공지능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인지기능을 같이 협업하는 접근방법도 최근 시도되고 있다. 이번 주에는 그 중에서 인간의 뇌를 현재의 컴퓨터로 흉내내는 방식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자 한다



수많은 컴퓨터를 연결해서 인간의 뇌를 흉내내다 


뇌는 수조개의 시냅스와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들, 그리고 수백만 종류의 단백질과 수천 종류의 유전자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로 컴퓨터를 이용해서 뇌를 흉내내는 가장 원시적인 접근방법은 수많은 컴퓨터 보드를 병렬로 계속 연결해서 이렇게 많은 연결을 흉내내도록 하는 방법일 것이다. 이렇게 인간의 뇌를 컴퓨터로 복제하는 프로젝트는 로산네(Lausanne)에 위치한 스위스 연방기술연구소(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in Lausanne)가 주도가 되어 2002년에 설립된 Brain Mind Institute (BMI) 에 의해 진행이 되고 있다. 


이 연구소에서는 수퍼컴퓨터에 지난 수십 년간 수집한 뇌가 동작하는 방식에 대한 정보의 조각들을 모아서 모델로 정립하고, 연구자들이 뇌의 전기-자기-화학적 패턴을 이해함으로서 우리 뇌의 인지능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해해 나가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BMI에서는 2005년부터 IBM 수퍼컴퓨터들의 도움을 받아서 뇌의 분자/세포 수준의 동작방식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이를 그대로 복제를 하는 역공학이라는 기법을 이용해서, 컴퓨터에 뇌의 작용을 담아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블루브레인프로젝트(Blue Brain Project)이다.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 뇌의 모든 부분을 수퍼컴퓨터 내에 모델링하는 것이라고 한다. 무모하게 보이는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10년 이내에는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구축된 수퍼컴퓨터에 들어간 마이크로 칩의 수는 2,000개가 넘고, 이들이 수행하는 연산의 양은 약 22.8조 개 정도를 초당 수행할 수 있다. 2009년에 있었던 TED Global 미팅에서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헨리 마크램은 인간의 뇌의 신피질 컬럼(neocortical column)의 일부를 시뮬레이션 하는 수준의 성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는 약 1만 개의 신경세포와 3천 만개의 시냅스(신경 간의 연결)를 구축한 것인데, 이를 활용한 다양한 연산수행이 가능하다. 조만간 쥐의 뇌 전체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을 정도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 때에는 모바일 로봇을 이 뇌를 이용해서 움직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래는 헨리 마크램의 TED 강연영상이다.





참고자료:


Wikipedia Blue Brain Project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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