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도시는 인간이 창조한 것 중에서 가장 복잡한 기계인지도 모른다. 도로와 집, 그리고 상하수도와 에너지 등과 같은 각종 인프라들이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고, 여기에 수많은 인간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집을 가꾸고 생활을 한다. 놀라운 것은 이런 도시라는 창조물이 한 번의 계획을 통해 전체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기 보다는 시간과 함께 흥망성쇠를 하면서 계속 진화발전한다는 점이다. 물론 처음부터 계획도시로 만들어지는 도시들이 있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도시들 조차도 일단 만들어진 뒤에 변화해 나가는 과정을 통제한다는 것은 사실 상 불가능에 가깝다. 마치 인간이 태어날 때 뇌의 형태는 엄청난 세월의 진화의 과정을 통해 선택된 형태로 비슷하게 생겼지만, 자라면서 뇌의 연결과 기능이 계속 조금씩 달라져서 모든 사람들이 완전히 다른 개체로서의 개성을 가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도시와 인간의 뇌가 상당히 비슷한 측면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뇌와 도시의 비슷한 점에 대해 진지한 연구를 했던 논문이 하나 있다. 마크 창기지(Mark Changizi)마크 데스테파노(Marc Destefano)가 2009년 발표한 "Common Scaling Laws for City Highway Systems and the Mammalian Neocortex" 라는 논문인데, 도시의 고속도로 시스템에 국한해서 했던 분석이지만 포유류의 대뇌와 도시의 고속도로 시스템의 유사점을 수치로 제시한 재미있는 논문이다. 이것을 우연의 일치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복잡한 일종의 시스템계의 유사성이 그냥 우연히 나타났다고 보기 보다는 신경과 도로로 표현되는 구조가 효율적으로 동작하기 위해 진화하다가 보면 이런 유사성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최근처럼 뇌과학이 발전하고 미래의 도시의 변화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시기에 이런 융합적 접근이 더욱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해당 논문에서 발견했던 핵심적인 내용들을 중심으로 뇌와 도시의 관계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하자.



뇌와 도로 인프라가 어째서 비슷할까?


본격적인 비교에 앞서 뇌를 구성하는 주요 구성요소들과 이들의 역할에 대해서 먼저 간략하게 알아보자. 인간의 뇌를 포함해서 포유류의 대뇌의 신피질은 회백질(grey matter)라는 것으로 구성된다. 신경세포의 세포체로 구성되어 있는 회백질은 다른 신경세포와의 연결을 위해 촉수와도 같은 짧은 수상돌기(dendrites)들과 긴 축삭돌기(axon)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 신경세포들의 축삭돌기들이 모여서 다발을 이루면 하얀색 도로들이 뇌의 곳곳을 연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를 백질(white matter)이라고 한다. 뇌를 정량적으로 해부를 통해 측정을 하면 이런 회백질이나 백질의 부피와 전체 신경세포 및 시냅스의 수, 표면적, 축삭돌기의 직경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이들 간의 관계는 서로 다른 포유류라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일정한 수치를 보인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신피질 면적을 S라고 하면 S가 증가할 때마다 총신경세포의 수인 N은 S의 0.75제곱에 상수 b를 곱한 만큼 증가한다. 이 수치 하나하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뇌의 표면적과 뇌의 전체 신경세포 사이에 어떤 수학적 관계가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비슷한 관계가 여러 가지 발견되는데, 뇌의 시냅스의 수와 표면적, 신경세포 하나 당 시냅스 수와 표면적, 백질 축삭돌기의 평균직경과 축삭돌기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의 평균 속도 등도 비례관계가 발견된다. 아마도 이런 수치들은 뇌가 얇은 판의 형태로 대뇌로 진화하는 과정 속에 가장 효율적인 비율을 찾아낸 것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즉 높은 수준의 상호연결성을 유지하면서도 이런 연결을 지탱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가장 적게 들일 수 있는 구조가 진화를 통해서 선택된 것이다. 


도시의 도로와 관련된 연구에 있어서 최근 네트워크 과학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올라간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 인터넷의 연결구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죽하면 인터넷을 정보 고속도로라고 불렀을까? 이 블로그에서 마르코 도리고(Marco Dorigo)와 같은 연구자들이 무리지능(swarm intelligence)이라는 알고리즘을 통해 개미들이 둥지에서 음식물에 이르는 가장 짧은 경로를 찾아내는 문제를 연구한 것에 대해 소개한 바도 있다. 이 역시도 근본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비슷한 문제다. 개미들은 페로몬(pheromone)이라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단 음식을 발견하면 집으로 돌아가면서 다른 개미들이 이를 추적할 수 있도록 페로몬을 떨어뜨린다. 페로몬을 감지하고 모여든 개미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페로몬의 양은 많아지고, 개미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보다 명확해진다. 페로몬은 휘발성이 있어서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일단 모든 음식을 모은 뒤에는 금방 길이 없어진다. 이러한 휘발성 때문에 만들어진 길 중에서도 거리가 먼 길보다는 짧은 길이 더욱 매력적일 수 밖에 없게 되고, 자연스럽게 짧은 길이 선택되는 것이다. 1992년 도리고 박사 그룹은 ACO(Ant Colony Optimisation, 개미 콜로니 최적화)라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는데, 이 알고리즘은 특정 지역에 페로몬을 뿌리면서 돌아다니는 개미들의 그룹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이후 다양한 문제의 해결에 많은 도움을 주기 시작하였다. 제임스 케네디(James Kennedy)와 러셀 에버하트(Eberhart)가 1990년대 중반에 발명한 PSO(Particle Swarm Optimisation)라는 것도 있다. 이들은 발코니에 새들 먹이를 주면 첫번째 새가 이를 발견하고 날아든 뒤에, 머지않아 수많은 새 떼가 모여드는 것에 착안하여 인공의 새들이 무작위적으로 날아다니다가 먹이를 발견한 가장 가까운 동료들을 살피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개발 하였는데, 이렇게 간단한 아이디어가 현재는 수 많은 영역에 적용되어 영상이나 비디오 분석, 안테나 디자인, 심지어는 의학에서의 진단시스템과 기계의 고장분석 등에도 이용된다. 


어쨌든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면 2009년 마크 창기지와 마크 데스테파노가 도시의 고속도로와 뇌의 신경세포 사이에 큰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착안한 것은 처음 생각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무척이나 설득력이 있는 가설이다. 신경세포는 정보를 전기신호의 형태로 뇌의 서로 다른 위치에 전달하며, 고속도로는 사람들과 물체들을 도시의 이곳 저곳에 배송하는 인프라의 역할을 한다. 각각의 신경세포들이 인간의 뇌의 전체적인 기능성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듯이, 도시에 있어서 도로의 역할도 이와 비슷하다. 단순한 연결구조 뿐만 아니라 동작하는 방식도 비슷한 점이 많다. 도시의 도로 시스템은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다양한 방식의 공사 등을 통해 새롭게 개편이 되며, 신호체계가 바뀌기도 한다. 어떤 때에는 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되기도 하고, 지하철이 개통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도시의 도로는 외부로부터의 선택에 의한 변화의 압력을 받는데, 뇌도 이런 변화에 민감하면서도 꾸준하게 대응한다. 만약 도시가 이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도시 내부의 연결이 막히거나 외부 도시와의 연결에 문제가 생긴다면 급격한 인구의 감소와 함께 쇠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60개 도시에 대한 분석의 결과


창기지와 데스테파노가 집중한 것은 미국의 60개의 도시에 대한 분석을 통해 포유류의 뇌가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신피질의 해부학적으로 알려진 다양한 제곱관계 비율수치와 얼마나 비슷한지 비교하는 것이었다. 


먼저 분석한 것은 도시의 면적과 고속도로의 수의 관계였다. 이는 뇌의 표면적과 신경세포의 수의 관계와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놀랍게도 뇌의 표면적과 신경세포 수와의 관계에서 알려진 수치인 0.75에 근접하는 0.759라는 수치가 나왔다. 다음으로 비교한 것은 고속도로의 입출구 수를 신경세포의 시냅스 수로 생각해서 비교한 수치다. 신경세포에서 정보가 들어오고 나오는 것은 결국 시냅스를 통해 이루어진다. 마찬가지로 고속도로에서 차량의 입출입은 고속도로의 입출구를 통해서 이루어지므로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도시의 면적과 고속도로 입출구의 밀도의 관계를 조사한 수치는 1.066에서 1.210 사이의 수치로 계산되었는데, 이는 뇌의 표면적과 시냅스 총수의 관계를 표현하는 1.125라는 수치와 잘 맞아 떨어졌다. 심지어는 60개의 도시에서 계산된 수치의 거의 정중앙에 해당되는 수치다. 


신경세포 축삭돌기의 또 하나의 특징 중 하나는 수초화(myelinated)되어 있다는 점이다. 수초는 신경세포 축삭돌기를 둘러싸고 있는 물질로 색깔이 하얗기 때문에 축삭돌기의 다발이 하얗게 보이게 만든다. 그래서 백질로 불리는 것이다. 수초화가 되면 축삭돌기를 통한 정보의 전달이 보다 효과적이고 빠르게 이루어진다. 고속도로의 경우 차선을 늘리면 사람들이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이동을 할 수 있게 된다. 땅의 면적대비 고속도로의 차선은 0.174 제곱계수로 증가하는데, 이는 뇌의 표면적이 증가함에 따라 축삭돌기의 직경이 0.125 제곱계수로 증가하는 것과 비교될 수 있다. 이 수치만 놓고 생각하면 다소 큰 차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아무래도 고속도로는 2차원의 세계이고 신경세포의 축삭돌기는 3차원의 통로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 도시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고속도로의 표면적도 넓어지게 되는데, 이 때의 제곱계수는 1.433 정도였다. 뇌의 백질의 표면적과 뇌 전체의 표면적 사이의 계수는 1.375 정도로 매우 비슷한 수치가 나온다. 더 많은 재미있는 수치들이 있지만, 이를 정리해서 그래프를 그리면 아래와 같다. 생각보다 많은 제곱계수들이 정확한 비례관계로 표현된다는 것이 놀랍다.



from www.changizi.com



이 정도의 공통점을 가지고 도시에 대해 이해를 하기 위해 뇌과학을 공부하자고 하면 말도 안되는 주장일 것이다. 그렇지만, 뇌도 일종의 네트워크이고 도시도 일종의 네트워크로 생각하고 그 공통점을 바라본다면 앞으로의 도시계획이나 미래의 도시에 대해서 생각할 때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네트워크 과학과 복잡계와 관련한 여러 연구들이 도시와 뇌에 대한 연구를 할 때에 공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다. 복잡계 연구를 하는 입장에서도 앞으로 지도라는 어마어마한 데이터와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뇌의 연결지도 등이 구축이 되서 나온다면 이들을 활용한 다양한 연구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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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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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앞으로 10년을 바라본다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의/식/주로 대별되는 라이프 테크(Life Tech)라고 많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푸드테크(Food Tech)와 애그리테크(Agri Tech)로 명명되는 음식과 농업부분의 혁신이 가장 빠르게 변화될 것으로 보는데, 다양한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농업이나 새로운 배양법을 이용한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단백질 원천의 개발 등과 같이 첨단의 과학기술이 접목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믿어왔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농법이나 양식법 등의 중요성도 그에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


관련하여 자료를 찾아보던 중에 2012년 PLoS One 저널에 발표된 생산성과 환경, 그리고 경제성을 모두 잡은 다양성에 기반한 농법에 대한 논문을 찾게 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자세한 내용은 참고문헌에 링크된 논문 본문을 읽어보기 바란다.


2012년 10월에 소개된 이 논문은 속칭 마르스덴 농장(Marsden Farm) 연구라고도 불린다. 혁명적인 개념을 담고 있지만, 농법 자체는 매우 단순하다. 일명 통합해충관리(Integrated Pest Management)라는 것을 도입해서 작물의 로테이션과 다양성을 증가시킨 22에이커에 달하는 아이오와주의 마르스덴 농장의 실험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들은 유기농법과 일반적인 산업농법을 적절히 배합해서 사용하였는데, 이를 통해 수확량과 안정적인 수익, 그리고 훨씬 적은양의 농약 및 화학물질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의 가정은 다양한 작물을 키울 때 서로의 생태계에 영향을 미쳐서 이들이 상호보완을 하게 되고, 이것이 현재와 같은 단일 품종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농법보다 중장기적으로 수확량과 경제성까지도 더 나을 것이라는 것에서 출발했다. 이런 가정을 검증하기 위해서 22에이커에 이르는 마르스덴 농장에 세 가지 다른 방식의 농장 운용을 동시에 하였고 파종과 수확에 이르는 사이클도 여러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첫 번째 방식은 옥수수와 콩을 2년 단위로 번갈아서 재배하는 것으로 아이오와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윤전 농법이다. 이 농지에는 전통적인 제초제나 살충제를 활용하였다. 두 번째 방식은 3년 단위로 옥수수, 콩, 귀리, 그리고 겨울에 붉은 클로버를 심는 것이었다. 클로버는 토양의 건강을 위한 일종의 "덜 썩은 퇴비"의 역할을 수행한다. 겨울동안 이를 통해 질소를 토양에 흡수하게 하고, 봄에 개간을 할 때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질소가 토양에 풍부하게 뿌리내리게 한다. 세 번째 방식은 붉은 알파파(alfalfa, 가뭄이나 무더위, 추위에 잘 견디는 풀로 사료나, 건초나 목초로 쓰기 위해 재배한다)를 붉은 클로버 대신 4년 차에 재배하고, 이를 동물 사료로도 활용하는 방안이다. 그리고, 여기에 동물들이 이 풀을 뜯으면서 자연스럽게 용변 등을 배출하게 하여 퇴비로 쓸 수 있게 한 방식이다. 두 번째나 세 번째 방식의 경우에도 제초제나 살충제를 사용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할 때에만 써서 최소한으로 사용량을 억제하였다.


이렇게 서로 다른 라이프 사이클을 가진 서로 다른 작물들을 재배하면 잡초가 자라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제초제를 적게 쓰게 되며, 살충제도 적게 쓰면 해충을 잡아먹는 다른 벌레나 새들도 보호할 수 있어서 단순히 화학약품을 조금 덜 쓰게 되는 수준을 넘는 효과가 나타난다. 8년 동안의 실험을 통해 비교한 결과 3년 또는 4년 윤전제를 한 경우에 전통적인 방식보다 8배나 적은 제초제와 살충제를 쓰게 되었다. 클로버와 알팔파를 통해 합성비료 역시 86%나 그 사용량을 줄일 수 있었고, 해당 지역의 물의 독성은 기존 시스템보다 무려 수백 배나 적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무엇보다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은 기존의 믿음과는 달리 전통적인 농법과 동일한 수준의 수확량과 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 관리의 어려움에 들어가는 인건비 등을 제초제와 살충제의 양을 줄인 것으로 충분히 메꿀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적은 농약을 쓰고,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었고, 더 깨끗한 환경을 지키고도 같은 수준의 생산량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이 논문의 골자다.




from PLoS One



첨단의 기술이 중요한 것 같지만, 이렇게 근본적으로 순환되는 땅과 생태계의 조화를 잘 연구해서 접목하는 농업기술의 개발이 어쩌면 미래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보다 다양한 작물들을 기르면서 땅과 식물 생태계의 풍부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런 접근방법이 기후변화에 따른 스트레스와 홍수와 가뭄 등에도 훨씬 강하다고 하니, 단순히 단일한 접근방식으로 모든 것을 양적으로 승부했던 20세기적인 방식들이 이제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어지기 시작하는 것은 비단 IT나 서비스업, 제조업 등에서만 나타나는 일이 아닌 듯 싶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가축들의 배설물이 자연스럽게 토양의 강화로 이어진 점과 이들의 사료비 절약 등에 대한 것도 있다. 좀더 넓게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생태계적인 접근을 한다면 우리가 단순하게 계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가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미래의 농업 혁신은 보다 생태학적으로 지속가능하고, 확장할 수 있으면서도,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문제가 없는 융합적인 방법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너무 지나치게 생산성에 목을 매달거나, 반대로 유기농에 빠진다거나, 하나의 작물에 집착하는 사고를 극복할 때 더 나은 미래농업의 혁신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젊은 혁신 농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농업에 우리나라의 미래산업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고 믿고 있는데, 아직 혁신가들의 관심도는 그에 못미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참고자료


Increasing Cropping System Diversity Balances Productivity, Profitability and Environmental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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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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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하이라인 from Wikipedia.org



지난 4월 26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된 DDP 포럼에서는 스마트 시티, 스마트 모빌리티라는 주제로 다양한 미래 도시와 교통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가 있었다. 필자도 여기에 발표자로 나서서 미래의 도시에 대한 단면들을 이야기하였는데, 이제는 이런 이야기가 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의 현안이 되고 있다. 


결국 문제는 미래의 사람들이 어떤 곳에서 어떻게 살게 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대부분의 미래학자들이 도시의 인구집중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미래도시의 주도적인 형태가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견해 차이가 있다. 일부에서는 메가시티(mega city, 인구 천만 명이 넘는 초대형 도시)가 늘어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다른 일부에서는 인구 50만 명이 안되는 중소 도시의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을 연결하는 분산된 도시 인프라가 정착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미래과학 SF영화에서 그려낸 미래 상에는 인구 천만 ~ 3천만 정도가 초고층 빌딩이 있는 지역에 밀집되어 몰려 살면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한 경우가 많은데, 대체로 이와 같은 메가시티가 많아지는 쪽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과거에는 압도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분산된 중소도시의 네트워크화가 더 현실적인 미래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은 어떤 쪽일까? 기본적으로 서울은 인구 천만에 육박하는 전형적인 메가시티다. 그렇지만, 앞으로 서울의 발전방향이 메가시티화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실제로 인구 천만을 넘기면서 전형적인 메가시티로 성장하던 서울이 최근에는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분산화가 진행되고 있다. 강북의 4대문 안에 집중되었던 다양한 도시 인프라가 강남개발과 함께 강남-강북의 양대 도심체계로 진행되었다가, 최근에는 분당을 중심으로 하는 서울-경기남부 클러스터, 상암동 지역에서 고양시와 파주까지 연결되는 서북 클러스터, 구로와 광명을 중심으로 하는 서울 남서 클러스터 등과 같이 산업의 중심도 특성에 따라 분산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주거 지역도 좀더 다양화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약간은 떨어져 있는 이런 분산화된 도심을 빠르게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충이 되고 있다. 이런 형태의 변화는 서울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의 도시에서 공통으로 관찰할 수 있는 변화다. 더 이상 도시의 규모가 커지고, 집중되기 보다는 중심도시가 있고, 그 주변의 중소도시의 숫자가 많아지면서 이들 간의 연결과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는 형태의 도시 형태가 도시발전 양상의 대세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이미 지방자치의 전통이 강했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편이며, 우리나라와 미국의 경우에는 대형 도시가 성장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다가 최근 들어 분산도시가 활성화되는 양상이다. 후진국들의 경우에는 당분간 메가시티로의 발전양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더 많다. 도시는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을 높이는 일종의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난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게 된다. 지나치게 규모가 커져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이런 도시집중화 현상이 주는 이득이 더욱 크며, 이와 같은 자연스러운 메가시티의 등장은 과거 도시의 발전과 관련한 다양한 역사에서도 증명되는 것이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현대적인 도시는 대체로 도로를 중심으로 건설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리 말하자면, 모든 것이 자동차가 중심이다. 그런데, 최근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덜 운전을 하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도시의 대중교통 인프라는 늘어가고, 최근 좋다고 하는 도시들에는 자전거를 쉽게 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유행이다. 이는 어느 한 나라의 경향성이 아니라,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도시에서 모두 진행되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다양한 공유자동차 기업이 활성화되면서, 아예 차를 구매하지 않는 사람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이는 전형적인 미국사람들의 경우에는 생활의 엄청난 변화를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출퇴근 할 때는 물론이고 가까운 식당에 식사를 하러 가거나, 쇼핑을 하러 가거나, 놀러갈 때에 차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할 수 없는 도시들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걸어다니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도시의 개념을 도입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워싱턴 DC 등의 경우에는 "걸어다니는 도시"의 개념에 맞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당연히 다양한 좋은 효과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차를 버리고 걷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늘면서 시민들의 살이 빠지고, 스트레스 레벨도 감소하며, 도시의 전반적인 교통체증도 완화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차량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의 감소, 그리고 과거에는 몰랐던 도시의 명소들이나 공원, 소매점 등도 활성화가 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대중교통과 자전거, 걸어다니는 생활패턴을 중심으로 "걸어다니는 도시"를 지향하는 미국의 대도시들은 뉴욕, 보스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가 꼽히며, 이들 도시들은 "자동차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믿음을 확산시키고 있다. 


차량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고 있는데, 과거 16세가 넘으면 자유의 상징으로 운전면허를 따고, 이를 축하하면서 1인 1차량을 당연시했던 분위기가 최근에는 커다랗고, 비싸며, 위험한 인공 기계장치라고 인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개개인이 차를 멀리하면서 건강하고, 경제적인 이득을 확보할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된다는 것은 가치관의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에 큰 의미를 가진다. 유럽에서는 이미 이렇게 걸어다니기 좋은 도시들이 많다. 중세에서 근대의 도시는 본래 걸어다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동수단이었기에, 소규모 시장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작은 상점과 레스토랑 등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앞으로 이와 같이 걸어다니기 좋은 도시라는 개념은 20세기 들어 자동차와 함께 광풍처럼 몰아쳤던 자동차를 통해 접근하는 교외의 베드타운과 다운타운 공동화현상을 대체하면서, 21세기형 새로운 도시생활의 트렌드를 만들게 될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사회적인 가치관의 변화는 이렇게 도시의 형태에도 영향을 미친다. 걸어다니는 도시와 관련하여 가장 유명한 성공사례는 아마도 뉴욕의 하이라인(High Line)일 것이다. 하이라인은 뉴욕 시에 있는 길이 1마일(1.6 km) 공원이다. 1993년 개장한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에서 영감을 얻어, 웨스트 사이드 노선으로 맨해튼의 로어 웨스트 사이드에서 운행되었던 1.45마일(2.33km)의 고가 화물 노선을 꽃과 나무를 심고 벤치를 설치해서 공원으로 재이용한 장소이다. 공원은 12번가에서 남쪽으로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 미트패킹 디스트릭트(Meatpacking District)에서 30번가 까지 뻗어나가, 첼시 지구를 지나고, 재비츠 컨벤션 센터 근처의 웨스트 사이드 야드(West Side Yard)까지 달한다. 이 공원이 개장하면서 시민들에게 휴식과도 같은 공간이 생겼을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걸어다니면서 주변의 상권 등이 발달하는 등 다양한 부수효과를 누렸다.


뉴욕의 하이라인 국내의 사례인 제주의 "올레 길"도 비슷한 성공사례다. 지역사회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리면서, 사람들이 오고 싶도록 만드는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 커다란 대도시의 생활에 지친 수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매력을 주고 있는 것이다. 큰 돈을 들여서 아스팔트를 깔고, 자동차들을 위한 도로를 내고, 커다란 빌딩을 짓고 최첨단 클러스터를 만들거나 리조트를 유치한다는 멋진 계획이 사람들을 현혹하기는 쉽지만 되려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지역의 좋은 길들을 잘 찾아내고, 걷거나 간단히 자전거를 빌려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사람들에게 인터넷과 스마트폰, 그리고 공유경제 등의 개념을 잘 엮어서 선사하는 것이 훨씬 지속가능하면서도 경제적인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미래의 도시에 대해 생각할 때 지나치게 기술 중심으로 보기 보다는 이렇게 도시가 가지는 실질적인 가치를 중심으로 생각해봐야 한다. 도시는 기본적으로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라틴어로 평평한 땅을 의미하는 플라토(Plateu)라는 용어와 형태를 의미하는 폼(Form)의 합성어로 보통 기차가 들어오고 나가기 쉽도록 평평하게 닦아서 높인 땅을 말한다. 이런 땅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쉽게 기차에 오르고 내릴 수 있으며, 사고없이 기차들이 들어오고 나간다. 같은 맥락에서 비행기에 사람들을 태우고 내리는 터미널이나 배를 접안할 수 있는 부두 등도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흔히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모바일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공통적인 요소를 제공함으로써 이를 쉽고 저렴하게 활용하는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혼자서 만들 수 없는 수많은 공통요소들을 제공해서 매우 쉽게 뛰어난 모바일 소프트웨어들이 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그렇다면, 도시를 플랫폼으로 본다면 어떻게 될까? 도시는 많은 사람들이 같이 살아가는 일종의 거대한 네트워크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런 거대한 네트워크가 제대로 동작할 수 있도록 공통적인 요소를 제대로 조율하는 것이 도시의 존재이유다. 그런 측면에서 도시도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도시를 플랫폼으로 본다면 우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도시의 네트워크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관계를 어떻게 현명하게 사회적 가치를 높여주는 방식으로 이끌어 나갈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도시에 사는 많은 사람들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해결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또한, 어떻게 소외되는 사람들이 없도록 할 것인지, 환경문제나 교통문제, 그리고 응급대응시스템, 상하수도와 쓰레기 처리 등과 같은 도시의 공통 인프라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사결정을 하고 이를 집행하는 것이 플랫폼으로서의 도시가 성공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처럼 미래의 도시는 지금보다 훨씬 인간중심적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더 이상 자본집약적인 건축물의 등장과 거대한 공사판을 만드는 정책에 집착하지 말고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미래도시가 우리나라에도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P.S. 이 글은 경향신문 <정지훈의 미래세계> 에 기고되어 지난 4월 29일에 발행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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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투자를 하는 테마에 약간의 변화가 관찰된다. IT를 중심으로 거의 대부분의 투자가 몰리던 상황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사물인터넷 중심의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고, 소위 푸드테크(Food Tech), 애그리테크(Agri-Tech)라고 지칭하는 음식과 농업관련한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하다. 과거에는 1~2차산업으로 분류했던 이들은 그 동안 혁신과는 거리가 먼 분야로 생각을 해왔고, 그래서인지 혁신을 끌고 나가는 스타트업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가 쉬운데 최근 그런 경향이 크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의 바람이 나타난 것은 미래의 먹거리와 관련한 전망이 그리 녹녹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깝게는 비만이 많아지면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건강음식에 대한 것에서부터, 조금 멀게는 현재의 육식중심의 생활패턴이 유지가 되면서 그대로 중국이나 인도 등으로 전파될 경우 지구의 식량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가축들의 배출물에 의한 온실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먹거리를 혁신하고자 하는 다양한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혁신적인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먹거리는 인류 역사의 발전과 함께 끊임없이 변해왔다. 인류의 역사는 달리 표현하자면, 새로운 먹거리의 발견과 개량, 그리고 유행 등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전통음식이라고 부르는 것들도 상당 수가 남미나 유럽, 아랍 등에서 전래된 것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수백 년 전에 살던 선조들이 현대로 와서 우리의 전통음식들 식단을 보면 아마도 크게 놀랄 것이다. 서양에도 이런 종류의 에피소드는 무궁무진하다. 영국의 헨리 7세가 주로 먹던 고급음식은 공작과 해오라기, 갈매기, 돌고래 등과 같이 오늘날에는 거의 먹지 않는 것들이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가 만나게 될 수십 년 뒤의 미래의 먹거리는 오늘날과 어떻게 달라질까? 일단 현재의 음식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유지된다고 생각하고, 현재는 먹지 않고 있는 것들 중에서 어떤 음식들이 부상할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하자. 


가장 중요한 변화의 요인은 앞서 언급한 전 세계적인 육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육류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육류를 대신할 수 있는 양질의 단백질 소스가 되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 그런 측면에서 가장 많은 혁신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곤충이다. 곤충을 언급하면, 영화 설국열차에 나오던 양갱과도 비슷한 곤충으로 만든 음식을 연상하기가 쉽지만, 앞으로 만들어질 곤충 음식은 훨씬 맛도 좋고 영양분도 풍부한 것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곤충들은 영양적 가치가 높고, 무엇보다 양식을 하면서 들어가는 비용과 물, 그리고 탄소배출 등이 매우 적다. 네덜란드의 바게니겐 대학의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곤충의 종류가 1400여 가지에 이르며, 이들을 잘 처리할 경우 맛도 훌륭하다고 한다. 특히 햄버거의 패티나 소시지 형태로 가공할 경우에는 현재의 햄버거와 소시지 맛과 크게 다르지 않는 향과 맛이 난다. 귀뚜라미와 메뚜기류는 햄버거의 재료로서 무척 훌륭하기 때문에 집중적인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미 네덜란드 정부는 곤충을 주된 음식으로 만드는데 필요한 연구에 최근 100만 유로를 투자했고, 곤충농장과 관련한 법률을 준비하고 있다. 


실험실에서 길러내는 육류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등도 이 분야에 큰 관심을 가지고 관련 스타트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실험실에서 배양되는 육류는 소 등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근육으로 분화시켜서 배양해서 그 양을 늘리는 것인데, 나사(NASAO 등에서도 우주인들을 위한 식량공급의 일환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옥스포드 대학에서 나온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렇게 실험실에서 길러낸 육류가 도축해서 얻은 육류에 비해 훨씬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에너지와 물의 사용도 적다고 한다. 2013년 처음 소개된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햄버거 패티는 당시 32만 5천 달러라는 제작 비용이 들어갔지만, 지난 3월 ABC 뉴스 인터뷰에 따르면 그 가격이 11달러를 조금 넘는 선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이런 발전의 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 수년 정도 뒤에는 현재의 햄버거 패티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이제는 충분히 실현가능한 시나리오가 되었다.


곤충과 실험실 육류가 동물성 단백질을 얻기 위한 원천으로 주목받고 있다면, 자연계에 존재하는 풍부함을 바탕으로 새로운 주식의 자리를 노리는 것이 있다. 바로 바다에 풍부한 조류(algae)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김이나 파래 등도 이런 조류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조류는 풍부한 영양분의 원천이라는 장점 이외에도 바이오연료를 부산물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장점이 있다. 1만 종이 넘는 조류 중에서 현재 전 세계에서 식용으로 이용되는 조류는 145종 정도에 불과하다. 조류는 직접적인 음식으로서의 전망도 밝지만, 좋은 향과 조미료로서의 기능은 가지면서 염도를 줄일 수 있어서 건강에도 좋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므로, 빵이나 면, 소시지나 치즈 등에 첨가하는 것과 관련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미 아시아에서는 이들에 대한 양식이나 식용화에 성공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미래의 먹거리로서 조류의 위상도 점점 더 올라갈 전망이다.  


P.S. 이 글은 한국일보 <브런치 N 스토리> 칼럼을 통해서도 소개가 되었습니다.



참고자료


Future foods: What will we be eating in 20 years' time?

The $325,000 Lab-Grown Hamburger Now Costs Less Than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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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하면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의 IT기술 스타트업을 주로 생각하지만, 역시 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의/식/주와 연관된 곳이 아닐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스타트업 중에 식물성 달걀인 비욘드에그(Beyond Egg)를 만드는 햄튼크릭푸드(Hampton Creek Foods)가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매우 당연한 것이다. 다만, IT와 인터넷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먹는 음식과 관련한 스타트업이 뜨는(?) 것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자리잡은 햄튼크릭푸드는 하얀 실험실 가운을 입고 실험실에서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 보는 전형적인 실험실의 느낌이 강한 곳이다. 2014년 현재도 종업원이 30명에 불과한 스타트업이지만, 이들은 향후 전 세계의 식량 상황을 바꾸어 놓을지도 모른다. 이들이 현재 만들고 있는 것은 식물을 이용해서 달걀과 똑같은 맛과 향기를 가진 제품이다. 햄튼크릭푸드의 음식 과학자들은 이 달걀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의 1500 종이 넘는 식물을 테스트했다고 한다. 이들은 단지 맛이 좋은 달걀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서, 식물의 에너지 효율성과 달걀을 생산하기 위한 닭을 기르고 이들이 배출하는 분뇨 등을 감안할 때 지구의 환경과 지속가능성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미래형 융합기업이라고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태양광 발전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나 전기자동차,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을 정화하는 환경관련 기술 들만 지구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기업이 아닌 것이다. 


햄튼크릭푸드는 빌 게이츠와 토니 블레어의 지원을 받고 있기도 한데, 이들은 비욘드에그를 이용해서 만든 쿠키나 머핀을 실제 달걀을 이용해서 만든 것과 전혀 구별할 수 없었다고 한다. 비욘드에그의 주성분은 콩과 해바라기씨앗의 기름, 캐놀라, 자연산 검 등이 적절하게 배합된 것이라고 하는데, 건강 측면에서나 비용측면에서 모두 실제 달걀보다 월등히 우위에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이미 미국에서 제품을 출시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30여개 국에 수출을 시작했고, 심지어는 정말 불량한 가짜 달걀로 유명(?)한 중국에도 2014년 부터는 수출이 되기 시작했다. 또한, 세계적인 식품기업의 달걀 대체제로 원료공급도 시작했다고 하니, 정말로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이 아닌가 싶다. 아래 임베딩한 영상은 최근 채널 IT를 통해 방영된 햄튼크릭푸드에 대한 영상이다.





현재 미국의 벤처캐피탈들은 햄튼크릭푸드와 같이 달걀이나 닭, 치즈, 소금, 캔디, 육류 등과 같이 새로운 기술로 저렴하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음식기술 스타트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벤처캐피탈인 KPCB와 코슬라 벤처스는 10개가 넘는 기업에 투자하였다. 


로스엔젤레스에 2년된 스타트업인 비욘드미트(Beyond Meat)는 미주리 대학의 교수들이 설립한 곳으로 대두(soybean)를 이용해서 닭고기살(chicken strip)을 만들고 있는데, 이들이 제조한 닭고기살은 실제 닭고기살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식감, 맛, 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가능성을 높이 산 KPCB와 트위터의 두 창업자가 설립한 오비어스(Obvious Corp)는 이 제품의 상용화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였고, 이들의 제품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 아울렛을 시작으로 실제 판매에 들어갔다.


현재 햄튼크릭푸드나 비욘드미트와 같이 FDA의 승인을 받은 제품을 내놓고, 매출을 본격적으로 내는 단계에 들어간 곳은 아직 거의 없지만 전도유망한 곳들은 많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아마도 구글의 공동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거액을 투자한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 연구팀의 스타트업일 것이다. 이들은 2013년 8월 5일 영국에서 인조 쇠고기 시식회까지 열었다. 마크 포스트 교수가 이끄는 이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햄버거 패티를 만드는데, 현재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요리에 사용된 햄버거 패티 하나를 만드는 데 25만파운드나 들어갔기 때문에 낙제점에 가깝지만 맛과 식감은 실제 햄버거 패티와 거의 구별되지 않는 수준까지 발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른 소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증식해서 근육섬유를 만들고, 이를 겹겹이 쌓은 뒤에, 색소 단백질을 주입해서 실제 쇠고기처럼 만들었다. 나사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식용잉크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일반 가정이나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등에서 이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육류나 음식물에 대해 새로운 기술개발을 하는 스타트업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이런 기술을 세계가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환경문제에 있어 가장 커다란 위협으로 육류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지적하는 연구는 그동안 많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는 2000년 대비 육류 소비가 70% 이상 늘어난다고 한다. 그렇다고,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좋아지는 중국이나 인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 국가의 국민들에게 육류소비를 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건강하고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우수하면서도 맛과 향 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새로운 음식기술 스타트업들은 또 하나의 중요한 스타트업 테마로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자료:


Venture Capital Sees Promise in Lab-Created Eco-Fo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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