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K-Tech 행사에서 발표가 있어서 미국 실리콘 밸리에 왔다. 미래 교육으로 유명한 Singularity University를 방문해서 스타트업 캠프에 참여한 젊은 친구들을 위한 강의도 하고, 오랫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과의 만남도 즐겁지만, 가끔은 이곳 실리콘 밸리는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과는 매우 다른 환경과 문화를 가지고 있기 떄문에, 이렇게 지나칠 정도로 이곳을 동경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라는 의문을 던지게 된다. 마침 테크크런치에서 최근 부상하는 남미의 스타트업 성장에 대해 다룬 칼럼이 게재가 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남미도 우리나라와는 여러 가지로 상황이 다른 것은 틀림이 없지만, 항상 너무 한 가지 시각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기 보다는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이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길을 찾는 데에는 더욱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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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4 - 주목되는 칠레의 혁신실험. 실리콘 밸리 DNA를 심어라



과거 윈도와 노키아 등이 지배하던 시절에 비해, 남미의 테크 시장은 특화되고 분화된 다양한 기회들이 창출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남미의 도시에서 작은 클러스터들이 생겨나면서 자국 또는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스타트업들이 경쟁하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형성된 스타트업들은 서로에게서 실패에 대한 교훈을 배우고, 성공의 과실을 공유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의 경쟁은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남미의 규제와 정경유착으로 인해 형성되었던 기득권을 활용하여 탄생한 거대기업들과 양극화를 만들어낸 사회의 시스템과 매우 다른 신선한 에너지와 문화를 만들어내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런 선순환의 고리는 최근 테크 스타트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벤처업계의 활황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12 행사에 50개가 넘는 남미의 스타트업들이 진출을 했는데, 이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어떤 대륙보다 활발하게 스타트업 생태계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칠레는 국가적으로 이를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 멕시코에서는 자발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있어 남미 스타트업 성장의 핵심이 되고 있다. 


Mercado Libre와 같은 멕시코 회사는 전자상거래 회사로 시작한지는 오래되었지만, 최근 모바일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면서 멕시코는 물론 시장을 아르헨티나, 브라질, 베네주엘라와 칠레까지 확장하면서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하였으며, 이제는 콜럼비아와 코스타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에콰도르, 파나마, 페루, 우루과이는 물론 포르투갈까지 진출을 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의 국가에 있는 뛰어난 인재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글로벌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데, 재미있게도 이들의 인적 네트워크의 핵심은 스탠포드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동기와 선후배들이라고 한다. 서버도 미국에 두고 운영을 하고 있으며, 여러 나라에 진출했지만 기본적으로 기술은 동일하게 활용한다. 그렇지만, 각 나라의 시장은 천차만별이기에 각각의 사정에 맞게 최적화한 전략을 펼친다는 점이 미국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다른 점이다. 


Freelancer는 HR 관련한 사업을 펼치는 유망한 스타트업으로 미국에서 출발한 기업이지만, 스페인어 기반의 로컬 전략이 성공의 기반이 된 곳이다. 이들은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하는 나라와 지역의 특징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잠재고객들의 행동과 선호도를 먼저 파악하였다. 특히 해당 나라의 팀을 구성한 뒤에 로컬 클러스터와의 적절한 연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에 통합을 하되,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칠레와 브라질에 각각의 지사를 설립하고, 각국마다 다른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이렇게 여러 나라에 진출하는 비용을 투자로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한 결과, 이제는 남미의 여러 도시에 스타트업 클러스터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인력을 공급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 되었다고 한다. 나라 별로 기대수준이나 차이점은 있지만, 기본적인 필요성과 맥락은 동일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동일한 언어권인 스페인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이 남미에 뿌리를 내리는 경우도 있다. Minube는 소셜 여행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페인에서 이미 상당한 인지도를 쌓은 뒤에 멕시코를 비롯한 여러 남미국가들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였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남미 국가들은 인적자원도 풍부하고, 인터넷과 모바일 인프라는 빠르게 확산이 되고 있지만, 아직도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일반인들에게 보급된 비율이 작기 때문에 그만큼 성장의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또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브라질이 전 세계 2위, 멕시코가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셜 플랫폼이 구축되어 있는 것도 남미가 글로벌과 연결되는 중요한 인프라의 역할을 한다. 


남미가 이렇게 글로벌과 로컬이 연결되는 용광로와 같은 반응을 보이면서 스타트업들에게 많은 기회를 선사하는 것에는 크게 2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첫째는 남미에는 미국이나 유럽과 같이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거대한 혁신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가 아직은 많이 활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작은 스타트업들이 각각의 나라에서 성공할 수 있는 토양이 되며, 규모와 네트워크 및 자금에서 밀리면 성공하기 어려운 미국의 글로벌 마켓과는 차별화가 가능한 부분이다. 둘째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iOS, 안드로이드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전 세계에 동일하게 접목이 되면서, 로컬에서 글로벌로 나가기도 쉬워졌고 반대로 글로벌을 타겟으로 하는 전 세계의 스타트업들이 로컬로 진출하기도 쉬워졌다는 점이다. 이는 항상 우리 만의 플랫폼을 강조하며, 시장을 축소하려는 접근방법을 이야기했던 우리나라의 일부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부분이다. 갈라파고스로 만들어봐야 결국 기회만 없앨 뿐이다. 로컬 시장의 성공은 그 나라를 가장 잘 이해하고, 그 나라의 고객들에게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우리의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 이상으로,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을 목표로 연결짓는 새로운 글로컬(Glocal, Global + Local) 혁신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에버노트의 CEO가 우리나라를 자주 방문하고, 우리나라에 지사를 만들고 인기를 얻으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로 확장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혁신적이지만 작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멕시코가 다른 남미 국가들로 진출하는 교두보로 삼는 것처럼, 우리나라가 다른 아시아 국가로 진출하는 허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스타트업 허브가 되도록 하는 것도 우리나라의 스타트업들을 키워서 글로벌 진출하는 이상으로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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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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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도 초고령화에 대한 걱정이 많다. 인구추계를 보더라도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사람들의 인구는 줄어들고, 고령화 추세가 지속되어 부양의 대상이 되는 고령층은 계속 늘어난다. 이 때문에 어떻게든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어떤 정책이 나오더라도 앞으로 수십 년간은 이 추세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유는 이미 아이들을 낳을 수 있는 연령대의 인구가 감소추세로 들어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신생아가 늘어난다고 해도 앞으로 30년은 그 효과를 거의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인구추세를 기정사실로 놓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인지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것이다. 이미 명확해진 것을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회피만 해서는 안된다.

선진국의 사례를 먼저 보기로 하자. 어떤 나라든 잘 살게 되면, 평균수명이 늘어난다. 여유가 생기면서 노후를 위해 보험에 가입하고, 연금을 저축한다. 일자리는 농촌에서 시작해서 공장을 거쳐서, 주로 사무직으로 바뀌게 되고, 이 과정에서 일하는 부모들이 농촌에 살 때와는 달리 아이를 적게 낳기 시작한다. 아이를 적게 낳으니,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면서 일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부족해진다. 그런데, 이런 젊은이들은 나이든 고령자들을 지탱하고 각종 보험과 연금시스템이 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더 많은 부담을 져야 한다. 이게 지금 일본과 서유럽 국가들의 현재 상황이다. 이들은 노동력도 부족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젊은이들의 절대적인 수가 적어지면서 스마트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창의력과 역동성도 사회적으로 부족하게 되고, 젊은이들의 여력이 없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저축하는 돈도 적어진다. 젊은이들이 은퇴 후에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연금을 넣지만, 이 돈은 현재의 은퇴한 사람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 쓰인다. 나중에 자신들이 은퇴했을 때 넣은만큼 받을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일본은 이미 GDP 대비 빚이 OECD 국가 중 최대가 되었는데, 저성장과 부동산 거품도 큰 역할을 했지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사회를 유지하는 비용이 워낙 크게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상황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인구구조이다. 중국에서는 심지어 수십 년이 지나면 한 명의 아이가 2명의 부모와 4명의 조부모(할머니/할아버지, 외할아버지/할머니)를 부양하는 상황인 "4-2-1 현상"이 일반화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는 뭘까? 미국에서는 이를 이민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파리드 자카리아(Fareed Zakaria)는 그의 <비밀병기(secret weapon)>라는 세계에서 미국의 미래의 가장 중요한 비밀병기는 이민이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이민오고 싶은 나라를 만들고, 그들을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이민 문화가 발달했고, 이민자들의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 힘을 얻고 있고, 실제로 이를 통해 젊은 피와 창의력, 생산성과 저축 등을 수혈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 그에 비해, 유럽은 이런 정책을 펼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이유는 워낙 다양한 민족국가의 성향을 보이고 있어서 이민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있고, 지역사회에도 오랫동안 살아 온 터줏대감들을 중심으로 하는 의외로 강고한 폐쇄성이 있어서 이론적으로는 가능해도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이민자들과 기존의 토착민들의 갈등이 심각한 사태로 번지는 경우도 많고, 인종차별도 생각보다 심하다. 일본도 의외로 이민에 대해 유화적이기 보다는 폐쇄적인 편이다. 순혈주의가 강하다보니 생각보다 이민정책도 폐쇄적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우리가 어렸을 때 교육을 단일민족으로 받기는 했지만, 비교적 다문화로 진행되는 물결을 잘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여러 가지 갈등이 있고, 인종차별 문제도 발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들어오는 외국인들도 아직은 단순 노동과 결혼을 통한 이주가 많지만, 우리나라가 외국에 매력적인 곳으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똑똑하고, 능력있는 젊은 외국인들이 들어오는 비율이 늘고 있다. 어쩌면 이 점이 우리나라의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실리콘 밸리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창업자의 절반이 이민 1세대거나 2세대라고 한다. 결국 이민자들이 여전히 미국의 창의력 엔진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등교육을 위해 미국에 유학을 갔던 한창 나이의 젊은이들이 미국의 희망이 되고 있다. 

어쩌면 세계는 인재 전쟁에 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가 사는 이 나라를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이 오더라도 살고 싶은 나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고, 그렇게 찾아온 사람들이 모두와 함께 동화되어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바꾸어 나가야 한다. 그렇지만, 정작 우리 땅의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희망이 없다고 느껴서야 이런 생각은 그냥 비현실적인 꿈일 수 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가 미래에도 경쟁력을 가지고 지속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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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입니다. 저도 어떤 캠프에 직접적으로 조인한 것은 아니지만, 정책을 만들어내고 이를 전달하는 네트워크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제안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책을 만들고 검토하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것 하나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정책 하나가 일부의 그룹의 주장에 의해 통과된다고 해서 큰 효과를 가지기는 어렵습니다. 더더욱이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너무나 구조적이어서, 이를 타파하고 변화시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세세한 각론적인 정책보다는, 국민들이 바라는 미래상과 어떤 것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하여 모두가 합의를 이루어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어느 캠프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며, 여기에 적는 내용을 바탕으로 다른 캠프에서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활용한다면 더욱 환영합니다. 정책과 공감이라는 것은 소유권을 주장하기 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게 만들고, 합의를 통해 발현될 때 사회적 가치를 가지는 것이기에 사회적 담론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글은 시리즈로 이어지기 때문에 앞선 글도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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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9 - 미래를 향한 큰 그림에 대한 합의가 중요하다 (1)



지난 번 글에서 주로 인구구조의 변화와 저출산, 그리고 일부 주택정책에 대한 말씀을 드렸는데, 이번에는 이어지는 주제로 젊은이들에 대한 고등교육 시스템과 지방과 지역사회가 고사하는 현상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일단 가장 큰 이슈 중의 하나인 대학 등록금에 대한 현실부터 보겠습니다. 2006~2007학년도 기준으로 OECD 국가별 국공립대 등록금 수준은 구매력 평가기준 달러 환산을 할 때 우리나라는 4717달러로 5666달러인 미국을 제외한 모든 OECD 국가 중에서 최고입니다. 사립대 등록금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그나마 국공립대 비중도 22%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아서, 고등교육에 들어가는 학비부담이 사실 상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비교대상을 미국으로 한정하면 모를까, 문제가 심각하지요? 괜히 등록금 경감대책을 젊은이들이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등록금만 문제가 아닙니다. 국내 대학들은 서열구조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학생들을 입시점수 위주로 줄세우는 경쟁으로 내몰고 있으며, 명문대와 일부 인기학과에 들어가기 위한 것을 최종 목표로 하는 현상이 일반화되면서, 고등학교, 중학교, 이제는 초등학교까지 창의성이나 삶에 대한 생각이나 사회성과 같이 인간으로서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을 익히고, 행복한 삶에 대한 고민을 하기 보다는 입시를 위한 삶에 꿈과 희망을 저당잡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중요한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문제입니다. 매년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인구의 60% 이상은 대학진학과 취업을 앞둔 20대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소위 명문대학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에 가기 위해 서울에 올라온 인재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절대로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이들이 그대로 수도권에 일자리를 잡아 눌러앉게 되는데, 이런 현상이 수십 년 지속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지방에는 인재들이 씨가 마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방의 발전과 관련한 회의나 자문에 몇 차례 불려간 적이 있었는데, 지방의 가장 큰 문제는 돈이나 시설이 아니라 바로 인재의 부족이었습니다. 지방분권 정책이라고 해서 지방에 아무리 개발을 해 주더라도, 젊은 인재들이 그곳에 있지 않으면 그렇게 선심성으로 퍼부은 예산들은 결국 사라지고 맙니다. 지역사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내고, 지역사회의 변신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를 집행하는 뛰어난 인재들이 있다면, 지역사회가 발전할 수 있고, 이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지방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나라와 대조적으로 지방분권이 잘 이루어져 있고, 지방의 경쟁력이 강한 독일의 윤대 마을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윤데 마을은 150여 가구, 700여 명이 사는 조그만 농촌 마을입니다. 그런데, 이 마을은 독일 정부가 '미래를 준비하는 마을'로 지정하면서 독일 최초의 바이오에너지 마을로 유명해졌고, 매년 5,000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입니다. 어떻게 시골의 작은 마을이 이렇게 변신할 수 있었을까요? 이 마을의 변신의 비밀에는 대학과 지역사회의 강력한 협업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윤데 마을의 변신과 관련한 기획안은 이 마을에서 가까운 괴팅겐 대학에서 만들었습니다. 경제학, 환경학, 지리학, 사회학 등을 전공한 대학의 연구자들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학제간 연구센터'를 만들어서 여러 마을의 상황을 조사하고, 미래의 지속가능한 생활양식을 구현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주변 마을 들에 제시하였습니다. 윤데 마을의 주민들은 이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여, 협동조합을 결성하였고, 마을 전체주민의 70%가 조합원이 되어 50만 유로를 출자했습니다. 바이오에너지 마을이 되기 위한 부족한 자금은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에서 150만 유로를 지원받고, 은행에서 350만 유로를 융자하여 메꾼 뒤에 시설을 완공하고 발전소를 운영했습니다. 이를 통해 마을이 완전한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잉여전력을 전력회사에 판매하고 있기에 그 수익금으로 10~20년 내에 모든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역의 혁신주체로서 대학이 역할을 하고, 지역사회 밀착형 융합연구를 수행해서 그것을 지역사회에 구현한 자생적인 지역혁신을 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지역사회가 협력을 하고, 혁신활동의 주체가 되었고, 연방정부와 지방정부는 혁신주체와 지역사회가 상향식으로 추진한 사업을 공공자금으로 지원하고 융자를 알선한 것입니다. 이런 흐름이 최근 EU에서는 많이 보입니다. 최근에는 시민사회 조직(Civil Society  Organization)과 과학기술 조직(Research Organization)의 협력(CSO-RO Partnership)을 통해 시민사회 조직이 과학기술활동에 참여하여 과학기술 조직의 전문성과 시민사회 조직의 현장 경험을 결합하는 프로젝트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고등교육의 양극화 문제와 젊은이들에 대한 과도한 등록금, 그리고 지방분권화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현실의 모순은 단순히 지방의 문제, 대학을 비롯한 고등교육의 문제, 그리고 일자리 문제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과도한 대학의 서열화와 수도권 집중현상, 이들의 경쟁으로 인한 부동산 투자와 고비용 구조, 사립대학 위주의 편성과 그릇된 연구논문 위주의 대학평가 시스템으로 사회문제 해결보다는 학생들을 교수들의 연구 노예로 만드는 현상 및 국공립대학의 위축 등이 모두 경쟁의 선순환이 아닌 악순환의 구조에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딘가 연결고리를 먼저 끊어야 합니다. 무엇이 가장 사회적인 비용이 덜 들어가면서도 선순환의 방향으로 교육과 지역사회의 발전, 그리고 일자리와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마련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고등교육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상대적으로 위축된 국공립 대학이 저렴한 등록금과 함께 지방을 발전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해 주어야 합니다. 등록금 장사로 풍부한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무기로 경쟁하는 사립대학이 이를 바탕으로 서열화를 부추키기 때문에 국공립 대학도 계속 등록금을 올려왔습니다. 만약 국공립 대학에 지원을 확대해서 등록금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한다면 지방의 국공립대학의 경쟁력은 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정부에서 지방의 국공립대학을 지원한다면, 그만큼 요구를 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집니다. 국공립대학의 교수들과 학생들이 괴팅겐 대학과 같이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인재의 풀로서 적극적인 활동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의 발전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원들의 평가에 있어서도 연구 등을 통한 정량적인 연구평가보다 지역사회의 사회적 지표를 높아지게 만드는데 기여하는 정도를 정성적/정량적으로 평가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이를 연구자금의 지원에도 연계시킬 수 있다면 어떨까요? 지역사회의 문제를 대학들이 해결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와 지방은 상대적으로 발전하고, 이에 따라 지역의 경제상황과 일자리도 나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굳이 지방에서 서울까지 비싼 등록금 부담에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에 따른 커다란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지역사회 발전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들이 지방에 남아있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여러 기업들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향이 정착되고, 지방 별로 어느 정도의 특성화를 할 수 있게 된다면, 해당 산업에 중요한 대기업들은 비용도 저렴하면서도 인재들도 확보할 수 있는 지방으로 이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됩니다.


강제로 뭔가를 이전하고, 움직이라고 하는 것은 생각보다 엄청난 비용을 발생시키지만, 지역사회에 기존에 있던 곳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에 큰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그것이 인재와 사람에 대한 투자라면 더욱 효과는 클 것입니다. 토건개발 사업으로 번듯한 건물들과 도로를 만들면 모든 것이 좋아질 것 같지만, 그런 사고방식은 우리나라에 사회간접자본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박정희 시대에나 어울리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놀랍게도 중앙정부는 물론, 아직도 지방자치단체에서 토건개발 사업에 대한 집착이 놀라울 정도로 강합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입니다. 대학과 지역사회가 협업을 하고, 인재에 대한 투자를 하며, 젊은이들이 지나친 경쟁에 자신의 청춘을 바쳐야 하는 체제에 들어오기 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지역사회를 창출하는데 매력을 느끼고 살아갈 수 있게 된다면 우리나라 전체가 바뀌기 시작할 것입니다.


다음 번에는 이 주제와 연계하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이 큰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과 대학이라는 것의 역할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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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입니다. 저도 어떤 캠프에 직접적으로 조인한 것은 아니지만, 정책을 만들어내고 이를 전달하는 네트워크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제안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책을 만들고 검토하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것 하나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정책 하나가 일부의 그룹의 주장에 의해 통과된다고 해서 큰 효과를 가지기는 어렵습니다. 더더욱이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너무나 구조적이어서, 이를 타파하고 변화시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세세한 각론적인 정책보다는, 국민들이 바라는 미래상과 어떤 것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하여 모두가 합의를 이루어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오늘부터 그 동안의 소회를 바탕으로 우리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담담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어느 캠프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며, 여기에 적는 내용을 바탕으로 다른 캠프에서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활용한다면 더욱 환영합니다. 정책과 공감이라는 것은 소유권을 주장하기 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게 만들고, 합의를 통해 발현될 때 사회적 가치를 가지는 것이기에 사회적 담론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역적인 방법을 이용할 예정이라, 글이 다소 길어질 수 있기에 중간중간 끊어서 시리즈처럼 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먼저 문제인식에 대한 것으로 시작하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미래에 가장 큰 문제는 뭘까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급격한 저출산 고령화와 교육문제, 지방을 비롯한 지역사회가 죽어가고 있다는 점, 경제적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 등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중에서 양극화 문제는 이익의 분배구조에 대한 부분과 정당하지 못한 관행 및 제도를 바로잡고,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찾는다는 측면의 접근을 세 캠프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히 약속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 분야도 무척 중요하겠지만, 제가 전문성이 다소 떨어지는 분야라 그냥 이 정도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분야는 저출산 고령화와 교육, 지방정책 등을 포함한 우리의 중장기적인 미래와 관련한 부분입니다.


먼저 선대인 소장님이 집필한 "세금혁명"에 실린 글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현재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높은 주택가격, 높은 보육비 및 교육비, 양질의 일자리 부족 및 직업 안정성 저하, 세계 최장의 근로 시간 등 과로 체제, 취약하기 짝이 없는 사회복지 인프라, 남성 우월주의적 사회문화 등 매우 복합적인 요인들이 총체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문제다. 따라서 높은 주택 가격을 하향 안정화하고 교육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며 과로 체제를 해소하는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문제들을 그대로 두고서 단순히 보육비 보조금을 늘린다든지 실업 수당을 늘린다든지 하는 식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식으로는 효과도 크지 않을 뿐더러 그 과정에서 재정상황만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한쪽에서는 계속 상황을 악화시키는 구조를 그대로 두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이런 구조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막대한 혈세를 퍼붓는 꼴이 아닐 수 없다.

 

어떻습니까? 공감하시나요? 그렇다면 해결책은 뭘까요? 언뜻 보기에는 언급된 구조적인 문제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풀기 어려워 보입니다. 직접 예산지원으로 진흥하는 정책은 수립하기도 쉽고, 집행하기도 쉽지만(재원 마련이 큰 문제이기는 하나) 결국 구조적인 문제에 손을 대지 않고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하나에 손을 대면 모든 것이 연쇄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어디에 가장 초점을 맞추느냐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MB정부에서는 "토건사업을 통해서 단기적인 일자리를 만들고, 개발사업의 성과로 지역에 경제가 좋아지게 하면 경제가 살고, 삶이 여유로와지면 나머지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이런 식의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잘 아시겠지만 4대강을 비롯한 엄청난 낭비성 토건사업은 불안정한 일부의 일자리를 잠깐 창출했을 뿐 나머지 사업에 들어갈 수 있는 예산을 모두 흡수하는 엄청난 블랙홀이 되어버렸고, 양극화와 젊은이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습니다. 또한, 다자녀 출산장려금 정책도 답답한 것이 통계조사에도 나오지만 아이를 다산하는 가정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대부분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문제가 없는 사람들인데, 이들에게 지원을 하는 것은 소득역진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강남구 같은 경우에는 지방예산으로 자녀가 두 명 이상이면 추가로 아이들에 대한 보육비 지원을 하기까지 합니다. 상대적으로 넉넉한 재정을 가진 지역에서 더 쉽게 애들을 낳으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면, 근본적인 문제가 뭘까요? 앞에서처럼 추상적인 정책의 틀에서 보지말고, 우리 젊은이들의 직접적인 생각을 유추하고 들어보면 생각보다 문제는 간단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결혼을 늦게 하는 것입니다. 결혼이 늦어지면, 자연스럽게 임신을 해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시기 자체가 짧아집니다. 그리고, 사회생활 과정에서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데 더욱 어려운 환경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를 낳지 않게 되거나, 하나만 낳고 양육부담 때문에 둘째부터는 낳을 생각을 못합니다. 다자녀 출산에 의한 국가적 지원의 이익보다 당장의 먹고사니즘과 아이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훨씬 크다고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결혼은 왜 늦게 할까요?


일단 결혼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듭니다. 가장 큰 문제는 거주환경입니다. 결혼은 두 사람의 독립을 의미하고, 이후 자신들이 살아야 할 삶의 터전을 확보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폭등한 아파트 가격은 왠만한 젊은이들의 내집 마련의 꿈을 앗아가 버렸습니다. 번듯한 집을 장만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엄청난 저축을 해야 하는데, 이는 실제로 가용할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을 엄청나게 줄이게 되고, 이 과정에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해야 한다는 부담은 커다란 기업의 안정된 일자리를 얻고 고소득을 확보한 사람에게나 결혼할 수 있다는 생각들을 퍼뜨리게 만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너도나도 대기업과 전문직, 공무원 만을 바라보며 무한경쟁의 시대에 들어갔고, 조금이나마 부를 축적하기 전에는 아예 결혼의 꿈을 꾸지 못하기 때문에 20대에 결혼한다는 것이 대단히 사치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결혼을 하더라도, 집 장만이라는 중장기적인 목표가 있는 한 맞벌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리고, 이 과정 속에 아이를 낳아야 되겠다는 생각은 점점 희석되면서 시간이 흐르게 되면, 번뜩 정신을 차리게 되었을 때 이제는 아이를 낳아서 기르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가 되어 버립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젊은이들이 적절한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 과도한 양육 및 교육비 문제 등을 지적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해결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중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서 이 부분도 해결해야 하겠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좀더 자세히 다루어 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자녀 양육보다는 젊은이들이 결혼할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답안들이 나올 수 있겠지만,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리고(늘리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겁니다. 새로 짓거나 기존 주택들의 개보수와 리모델링) 특별히 주거를 위해 집을 사지 않고, 저렴하게 오랫동안 살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 가장 단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공용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새로운 건축 및 지역사회 공동주택 모델 등이 국내외에서 제시되고 있는데, 단순히 집을 칸막이쳐진 쉼터의 수준을 벗어나서 공공보육과 놀이와 레저 등을 엮어낸 지역친화형 단지 등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더구나 1~2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도심지와 도심에서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초소형 오피스텔과 유사한 방식의 장기임대주택 등도 많은 수요가 있습니다. 일단 집에 대한 부담이 해소가 되면, 가처분 소득이 늘게 되어 삶의 여유가 생기고, 인생을 가족과 함께 살아가면서 저축을 꾸준히 한다면 일부 젊은이들은 임대주택에서 벗어나서 실제로 자기집을 구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게 되고, 이렇게 되면 실수요에 기반한 제대로된 부동산 거래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빚에 의존하는 시스템에서 저축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젊은 시기에 전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이렇게 아이를 하나 낳고 기르면서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자연스럽게 자녀를 더 많이 낳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국토개발이 이렇게 사회적이고 공공적인 측면에서 이루어지기 보다는 한탕주의가 횡행하는 개발주의로 진행되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참여정부 정책의 공과 과를 짚어야 하는데, 참여정부의 정책 중에서 가장 이론적으로 좋았던 것이 바로 "지방분권화 정책" 정책입니다. 세종시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런 노력의 연장선에서 결국 MB정부에서 탄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론적으로는 너무 좋았던 이 정책은 토건개발사업인 "혁신도시"의 형태로 진행되면서 본래의 취지와는 무색하게 각종 개발사업의 잇권과 사업추진을 위한 토지보상금의 과다한 지출, 그리고 이것이 부동산 폭등으로 악순환이 이루어지면서 현재의 양극화의 기틀을 만들고 말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지방에 내려가보면 건물이나 땅과 돈이 없어서 무엇을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재가 없어서 지방이 발전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시에 토건개발사업이 아니라 인재양성 및 지역사회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등의 보다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예산으로 투입이 되었더라면 지금처럼 양극화와 지방의 침체가 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직도 국회의원들이 가장 배정받고 싶어하는 상임위원회가 국토해양부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잇권도 많고, 압력을 행사하거나 선심성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건설업계의 배만 불려주고, 투기적인 아이디어로 엄청난 이익을 가져가는 개발사들의 전횡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보아왔습니다. 우리의 국토와 우리들이 살아야 할 거주지에 대한 정책과 생각에 대해서 재산의 증식과 한탕주의가 아니라 젊은이들을 포함한 우리 국민들이 머물고 실제로 살아가는 터전으로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적겠습니다. 다음 번에는 지방분권과 교육부분을 엮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연장선으로 그대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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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가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최초로 국가적인 오픈 데이터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나라가 되었다. KODI(The Kenya Open Data Initiative)로 명명된 이 프로그램은 키바키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에 수많은 정치인들과 중앙 및 지방정부 관료들, 그리고 여러 기술자들이 힘을 한데 모아서 전 세계의 내놓으라 하는 IT 선진국들을 제치고 국가적 혁신을 끌어간다는 측면에서 케냐라는 나라가 이 부분에 있어서 세계적인 모범사례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에서도 Government 2.0 이라는 이름으로, 또는 Open Government 라는 데이터 개방에 대한 프로젝트 들이 적극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정부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개방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케냐의 개방수준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여주고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있기에 더욱 놀랍다는 느낌이다.

데이터는 Socrata 라는 플랫폼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현재 다양한 데이터들이 제공되고 있는데, 국가의 인구 센서스 데이터, 교육부의 교육현황, 보건부의 건강 및 질병과 관련한 데이터, 월드뱅크 등의 데이터를 포함한 외부의 유용한 데이터 등이 망라되어 있다. 데이터는 교육, 에너지, 건강, 물과 위생, 인구, 빈곤 등의 6가지 유형으로 분류되었는데, 이들 모두가 사회혁신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케냐의 국가적 혁신에 국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듯하다.

케냐의 정보통신부에서는 이렇게 개방된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민간에서의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기금을 조성하고, 다양한 모바일 앱들의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먼저 iHub 라는 케냐의 4천 명이 넘는 기술자들의 커뮤니티 겸 기술허브를 통해 이를 지원하게 되는데, 이미 케냐에는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Ushahidi 라는 위치기반의 오픈소스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을 지원하는 커뮤니티가 있기에 이런 노력은 매우 빠르게 결실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Ushahidi는 이미 건강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인구 센서스 데이터와 Huduma 사이트의 건강과 관련한 병의원 및 시설들을 이용해서 국민들에게 유용한 건강정보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케냐의 인터넷 보급률은 30% 정도이고, 모바일 접근도는 63%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면 아직도 열악한 수준이지만, 이들의 개방형 혁신의 철학은 자칭 "IT 선진국"이라는 우리나라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듯하다. 스마트폰이나 첨단 디스플레이 등의 제조업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국가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철학을 도입하고 이를 국민들과 함께 풀어 나가려는 케냐의 개방형 혁신을 우리나라에서도 면밀히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케냐 Open Data 홈페이지
Kenya Launches Africa's First National Open Data Initi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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