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에이지의 수퍼히어로들은 대체로 성인들이 중심이었다. 그런데, 스탄 리와 스티브 딕토가 이번에는 또다른 색다른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만약 고등학교를 다니는 10대 청소년이 갑자기 엄청난 힘을 얻게 되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이상한 힘을 가진 거미 같은 것에 물려서 ... 이런 상송 속에 탄생한 작품이 바로 스파이더맨이다. 스파이더맨은 이런 작가들의 실험정신에 의해 탄생한 수퍼히어로인데 대중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1963년 3월 스파이더맨이 나오자마자 1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어마어마한 히트를 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종합만화지의 한 섹션으로 소개되었던 이 작품은 드디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Amazing Spider-Man)이라는 독자적인 타이틀을 달고 따로 출간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마블의 첫 번째 빅히트 작품이었던 판타스틱 4를 금방 넘어서면서 최고의 히트 상품이 되었고, 스파이더맨의 실제 주인공인 피터 파커(Peter Parker)의 벽을 기어오르고, 거미줄을 발사하는 장면은 많은 사람들이 흉내내는 동작이 되었다. 친근한 이미지의 이웃과도 같은 스파이더맨은 이후 반 세기를 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된 마블 최고의 뉴스타일 수퍼히어로였다.


평범한 스토리와 인물의 힘

사실 스토리 자체는 평범하기도 하고 매우 익숙하다. 메이 숙모와 벤 삼촌이 기른 퀸즈의 포레스트 힐스에 사는 젊은 피터 파커는 과학과 사진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은 고등학생이었다. 그는 사고로 방사선 조사를 받은 거미를 가지고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이 거미가 피터를 물게 되고 이후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지게 된다. 강력한 힘과 함께, 벽에 붙을 수도 있었고, 어마어마한 거리를 점프하며, 위험에 대한 반응도 놀랍게 빨라졌다. 균형감각도 최고가 되었으며, 온몸을 쉽게 뒤트는 등 유연성도 수퍼히어로급으로 발달하였다. 이렇게 얻게 된 능력에만 만족하지 않고, 피터 파커는 자신의 과학지식을 동원해서 손목에서 거미줄 같은 물질을 발사할 수 있는 장치를 직접 설게하고 만들어서 차고 다니면서 스파이더맨 특유의 타잔과도 같은 이동방식을 선보이거나 악당을 가두는 등의 다양한 활용법을 선보인다. 

이렇게 얻은 능력과 가면, 도구 등을 활용해서 무엇을 했을까? 이전의 심각한 수퍼히어로들처럼 당연히 악당들과도 싸우지만, 초반에는 10대 답게 약간 돈을 벌려고 하기도 하는 장면들도 등장한다. 그리고, 10대스러운 치기어린 장난들도 하는데, 예를 들어 도둑이 약간의 돈을 훔치도록 일부러 기다린 다음에 잡아서 그러면 안된다고 훈계를 하기도 한다. 어른들에게 당했던 상황을 그대로 소심한 복수(?)의 형태로 재현한달까? 그러다가 그 도둑이 벤 삼촌을 죽이게 된다. 이 사건으로 피터는 그의 삼촌이 남겼던 말인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마음 속에 새기고 이렇게 얻은 커다란 힘을 전 세계의 좋은 일을 위해 쓰겠다고 맹세를 한다. 이것이 스파이더맨의 탄생 스토리다.


우리의 이웃, 스파이더맨의 역설

스파이더맨의 인기는 기존의 수퍼히어로들이 우주에서 온 신과 같은 외계인이거나 엄청난 부를 가진 인물이었던 것에 비해, 피터 파커는 고등학생이었고, 심지어는 "너드(Nerd)"라고 놀림을 받기까지 한 볼품없고 존재감도 없는 청소년이었다는 것이 많은 10대들에게 어필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스파이더맨 스토리에는 수퍼히어로의 스토리 이외에도 다양한 생활고나 연애, 학업과 관련한 에피소드들이 많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피터는 자신을 고용해서 스파이더맨의 사진을 찍은 뒤에 이 사진을 팔아 생계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이 사진을 사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가 한 사람이 그 사진을 사가는데, 그는 스파이더맨의 공공의 적 1호였던 데일리 버글(Daily Bugle)의 편집장 J. 조나 제이미슨(J. Jonah Jameson)이었다. 이 얼마나 절묘한 설정인가? 심지어 제이미슨의 아들인 존은 맨울프(Man-Wolf)가 되어서 스파이더맨과 맞서게 된다. 

스파이더맨의 가장 친한 친구는 해리 오스본(Harry Osborn)이었다. 그런데, 해리의 아버지인 노만(Norman)은 스파이더맨의 또 하나의 가장 중요한 적인 그린 고블린(Green Goblin)이었다. 이 스토리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통해 영화화도 되었는데, 이들의 갈등관계는 피터가 사랑했던 여자 친구인 그웬 스테이스(Gwen Stacy)의 죽음과도 연결이 된다. 사실 가장 친한 친구의 아버지가 최고의 적이라니 이 역시도 얼마나 속상한 일인가? 그런데, 여기에 더해 친구인 해리 오스본마저 그린 고블린이 되어 버린다. 

악당들의 등장도 독특한 것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베놈(Venom)의 탄생과 관련한 스토리다. 스파이더맨이 다른 히어로들과 함께 멀리 있는 행성에서 비욘더(Beyonder)와 전투를 하는 비밀전쟁(Secret Wars)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돌아온 뒤에 스파이더맨은 원래의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되어 있는 코스튬이 너덜너덜해져서 이를 버리고  새로운 검은색 코스튬을 착용한다. 그런데, 이 코스튬에는 심비오트(Symbiote)라는 외계인이 침투해 있어서 스파이더맨에게 기생을 한다. 이 기생체는 신체능력 전반을 향상시켜주지만 동시에 호전성과 폭력성이 증폭시키고, 결국 숙주를 먹어치워버리게 되는데, 이를 깨달은 스파이더맨이 겨우 떼어내는데 성공하지만 결국 다른 인간들에게 붙어서 악당을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베놈이다. 1대 베놈은 에디 브룩, 2대 안젤로 포츄나토, 3대 맥 가간, 4대 플래시 톰슨, 이렇게 네 명의 숙주가 나왔다.

심비오트는 숙주들을 중독에 가깝게 자신에게 집착하게 하며, 심비오트 자신의 욕망을 정신적으로 조종해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숙주를 움직이려고 한다. 숙주가 나약하면 분개하기도 하고, 숙주를 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일단 붙으면 스파이더맨 이상의 육체적 능력을 가지게 만든다. 민첩성이나 반응 속도는 조금 딸리지만, 힘은 더 강하다. 스파이더맨처럼 거미줄도 쓸 수 있는데, 거미줄을 계속 쏘면 체력이 약해진다. 무엇보다 스파이더맨의 위기감지 능력인 '스파이더 센스'를 무력화할 수 있어서 스파이더맨에게 정말 위협적인 존재다. 영화 스파이더맨 3가 이 스토리를 배경으로 하였다. 


그웬 스테이시의 죽음과 브론즈 에이지의 시작 

앞서 언급한 스파이더맨의 사랑하는 여자 친구인 그웬 스테이시의 죽음과 관련한 스토리는 수퍼히어로 코믹북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사실 앞서 언급한데로 그린 고블린 떄문에 그웬 스테이시가 위험에 처한다. 그린 고블린은 그녀를 조지워싱턴 다리에 던져 버리는데, 그녀가 추락해서 죽는 것을 막기 위해서 스파이더맨은 거미줄을 발사한다. 그래서 다행히 그녀의 추락은 막았지만 ... 안타깝게도 떨어지던 반동에 의해 갑자기 거미줄이 그녀의 다리만 잡았기 때문에 그녀의 목이 꺾여서 죽고 만다. 어찌보면 결국 스파이더맨이 자신이 사랑한 여자친구를 죽이고 만 것이다.

이 스토리는 당시 수퍼히어로 코믹북 팬들을 경악시켰다. 스파이더맨은 최선을 다했고, 그녀의 죽음을 막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그 노력은 처절한 실패로 끝나고 만다. 심지어 그녀를 죽였다. 오늘날까지도 이 때의 이 장면이 스파이더맨 스토리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장면으로 손꼽히며, 코믹북 역사에서도 중요한 사건이다. 1973년에 소개된 이 사건을 계기로 수퍼히어로 코믹들이 보다 현실적이고, 어두우면서, 다소 날카로운 톤과 전개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를 브론즈 에이지(Bronze Age)라고 부른다.


그웬 스테이시의 추락을 막은 스파이더맨, 그러나 그의 거미줄에 걸린 그웬은 사망한다



주요 악당들 ...


최고의 시리즈답게 악당 빌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미 언급한 영화 시리즈에도 등장한 그린 고블린과 베놈 이외에도 닥터 옥토퍼스(Doctor Octopus), 리자드(Lizard), 벌쳐(Vulture), 샌드맨(Sandman), 일렉트로(Electro), 미스테리오(Mysterio), 크레이븐더헌터(Kraven the Hunter), 리노(Rhino), 블랙캣(Black Cat), 스콜피온(Scorpion), 홉고블린(Hobgoblin), 모비우스 리빙 뱀파이어(Morbius the Living Vampire) 등 정말 강력하기도 하고 개성적인 빌런들이 계속 등장한다. 이미 영화를 통해서도 소개된 빌런들도 있지만 아직 등장하지 않은 빌런들도 많아서, 이들의 등장을 기다리는 것도 스파이더맨 시리즈 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쏠쏠한 재미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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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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