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매쉬업 전성시대 입니다.  특히 AWS, 구글맵 API와 플리커 API, 트위터 API 등과 같은 메이저 웹 서비스들의 API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기발한 매쉬업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하고 있습니다.  당장 얼마 전에 제가 포스팅한 What? Where? When? 과 같은 서비스도 등장했구요 ...
 
2009/01/07 - [Health 2.0 vs. Web 2.0] - 구글맵 + Flickr = What? Where? When?

특히 구글맵 API를 이용한 매쉬업들의 진화는 눈이 부십니다.  푸른하늘이님의 블로그에는 이런 매쉬업들로 가득차 있음에도 모자랄 정도로 응용분야가 넓어지고 있지요?   

그렇지만, 좀더 근본적인 문제를 파보면 상당한 딜레마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되는 것이, 제일 첫번 째 매쉬업 대박을 터뜨린 하우징 맵입니다.  아래의 그림은 이 서비스에서 제가 미국에서 살았던, 토랜스 지역에서 $1500~2000 정도의 렌트가 가능한 아파트나 집을 검색한 화면입니다. 




이 멋진 매쉬업의 개발자는 폴 레이드매처(Paul Rademacher)라는 사람으로, 드림웍스에서 일하려고 실리콘 밸리에 집을 구하려고 했습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 가장 유명한 미국의 사이트가, 현재까지도 텍스트 기반의 서비스지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크래이그리스트(Craiglist)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많이 이용을 한 모든 것을 사고파는 장터 게시판 같은 곳입니다.  크래이그리스트에 올라온 집에 대한 주소를 적어다가, 주변의 위치 등을 알기 위해 구글 맵을 찾아보고 하는 작업을 반복하다가 이 매쉬업 서비스를 개발하기에 이른 것이죠.  크래이그리스트의 집을 사고파는 텍스트 게시판의 내용을 자동으로 분석해서, 주소를 뽑아낸 뒤에 이를 구글 맵과 결합해서 같이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위에서 보듯이 무척 매력있고, 유용한 매쉬업입니다.  하우징 맵의 대성공이 사실 오늘날 이렇게 많은 매쉬업들을 등장시킨 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본질적인 곳에 있습니다.  결국 혁신을 일으킨 사람의 노력이 제대로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하우징 맵의 예를 들겠습니다.  하우징 맵의 핵심은 결국 구글 맵과 크래이그리스트의 주택관련 매매 정보입니다.  하우징 맵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많은 사람들의 호평 속에 잘나가는 서비스로 등극합니다.  그렇지만, 폴이 선택한 길은 하우징 맵의 운영을 그만 두고, 구글에 입사를 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폴 레이드매처의 답은 명확했습니다.  자신은 데이터를 소유하고 있지 않았고, 이런 종류의 매쉬업은 아이디어 싸움이라, 기술장벽이 높지 않아 금방 레드오션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겁니다.  거기에 더해, 만약에 데이터의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분쟁이 생길 경우 이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이죠 ...  특히, 폴은 크래이그리스트 측에서 소송을 할 것을 가장 걱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구글에 입사하고 이런 문제를 구글이 해결하도록 하는 방법을 선택했지요 ...

실제로 크레이그리스트는 하우징 맵 이후에 등장한 다른 유사한 매쉬업 서비스들에 의해 비즈니스 모델에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크래이그리스트의 가장 큰 매출이 일어나는 서비스가 유료서비스인 취업정보 부분인데, 매년 최소 2천만 달러 이상의 수익이 나는 서비스 입니다.   이런 자신들의 서비스를 보호하기 위한 조처를 취하거나, 또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규 매쉬업 서비스를 개발할 경우 하우징 맵은 순식간에 몰락의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구글의 입장은 어땠을까요?  구글이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한 것에는 그들의 개방적 접근방법이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구글의 입장에서는 하우징 맵이 자사의 광고에 큰 도움이 되고, 당시로서는 구글 맵을 널리 알리는데 큰 공로자가 된 서비스 입니다.  구글 맵 API의 유용성을 전세계 사람들에게 알리는 살아있는 레퍼런스이기도 하지요 ...  그래서, 구글은 이 서비스를 어떻게든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위기의식과 구글의 필요성이 결합해서 폴 레이드매처가 구글에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검색이나 지도나 모두 사람들이 뭔가 찾는 것을 도와주는 서비스이고, 편리성이 높아지면 찾는 것과 관련한 각종 광고에 의한 수익이 다시 나타날 수 있게 됩니다. 

사실 앞으로의 구글의 계획에, 구글 맵에 광고를 실을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글 맵 프로그램 약관에도 광고를 실을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구요 ...  이러한 종류의 매쉬업의 활성화를 통한 미래의 파이를 얻어 먹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혁신을 일으킨 당사자는 구글에게 좋은 일만 시킨 셈입니다.  다르게 보면, 좋은 직장을 찾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  현재의 매쉬업 서비스는 모두 이런 딜레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소유하고 있는 곳은 이를 개방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비즈니스가 타격을 받게 되는 매쉬업에 대해서는 자위권을 언젠가 행사할 수 밖에 없고,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에서는 매쉬업에 의한 미래 비즈니스의 축복을 고스란히 가로챌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매쉬업 서비스를 개발할 때에는 매쉬업의 소스가 되는 서비스들의 운영약관과 향후 있을 수 있는 분쟁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접근을 한다면, 혁신을 일으키고도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는 재주부린 곰과 같은 신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신고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받은 트랙백이 없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