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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주인은 학생일까? 학부모일까? 선생님일까? 아니면 또 다른 누구의 것일까? 이 질문에 간단한 답을 낼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확실한 것은 학생들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학교의 운영에는 거의 관여하고 있지 못한다는 것이다. 형식적으로 학생회와 같은 것들이 있지만, 학생들이 교육과정에 관여하거나 학교의 시설을 만들거나 운영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약에 학생들이 스스로 학교를 디자인하고 운영한다면 어떻게 될까? 어찌 들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이런 시도가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독립 프로젝트(independent project)'라는 이름으로 '학교 안의 학교'를 만들고, 한 학기 동안의 실험과정을 멋지게 유튜브에 공개한 것이 있어서 공유하고자 한다.


학생들이 학교를 만든다면 가장 먼저 없애려고 하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도 시험과 성적이 될 것이다. 그 다음에는 놀랍게도 새로운 학교를 만드는 9명의 학생들은 수업도 없애버렸다. 그리고, 선생님들도 일단 교실에 항상 들어올 필요가 없다고 결정내린다. 그렇다고 이들이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게 될까? 그것은 어른들의 기우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주된 학습과목으로 영어, 수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4가지 과목을 결정하고 자신들 나름대로 기본적인 규칙을 마련하고 이를 자율적으로 지키기 시작했다. 크게 3가지 기본원칙이 마련되었다.


첫 번째로, 매주 월요일 학생들은 자신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을 가지고 온다. 이들이 가지고 오는 질문은 앞서 언급한 4가지 주요 과목과 연관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 주일에 해결해야할 질문을 자율적으로 선정하였다는 것은 결국 질문에 대한 답변을 알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즉,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다. 각자의 질문을 수집한 뒤에, 학생들은 다양한 조사나 실험 등을 하면서 일주일을 보내게 된다. 


두 번째로, 매주 금요일 학생들은 그들이 각자 배운 것을 공유하기 위해 공식적인 발표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스스로 찾아낸 기쁨을 동료들과 나눈다. 중요한 것은 발표를 위해 주중에 조사와 실험에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다. 또한, 서로에게 잘 설명하고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선택한 주제가 재미있다는 것을 알리고 학생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발표를 준비하게 된다. 학생들이 선택했던 주제들은 매우 창의적이고 재미있다. '불가사의한 미스터리들과 범죄와 처벌' , '자연주의자 존 무어와 지역음악 창립', '남아프리카의 HIV와 에이즈', '비행 수업과 비행기 모형' 등이다. 이처럼 학생들은 보통 주중에 가진 자신들의 시간의 절반을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 사용한다. 나머지 절반의 시간은 전체 학기 동안 꾸준히 자신들을 위해서 투자하는 시간이다. 어떤 학생은 처음으로 피아노를 배우고 공연을 열었고, 밴드를 결성하였으며, 어떤 학생은 책을 보고 시를 쓰는 생활을 하였다. 어떤 학생은 학교의 학생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겠다고 결심을 하고, 대본도 없이 스스로 녹화를 하면서 멋진 영상을 만들었다. 보통 하루에 2~4시간 정도를 이렇게 자신들에게 꾸준히 투자하는데, 학기가 끝날 때면 상당한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라고 할 수 있겠다. 


세 번째로, 학기의 마지막 3주 동안 ‘공동의 노력’이라는 그룹 프로젝트를 만들어 간다. ‘공동의 노력’의 목표는 사회적으로 임팩트가 있는 것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과 관련된 일이다. 이를 통해 서로 협업을 하고, 공동의 대의를 위해 화합을 한다. 


한 학기 동안의 교육실험. 학생들이 직접 생각해낸 교육과정과 그 과정이 최고의 교육전문가들이 만든 것과 비교한다면 어떨까? 개인적으로 이들이 만들어낸 규칙과 교육과정은 최고의 것 중에서 하나인 듯하다. 학생들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에는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모든 권한을 준 교장선생님의 결단이 큰 역할을 했다. 이 프로젝트가 처음 제안되었을 때, 누구나 예상할 수 있겠지만 많은 선생님들이 거세게 반발했다고 한다. 특히 선생님의 역할, 성적과 평가, 졸업장과 같은 기존의 시스템과는 너무나 판이한 부분에 대해서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결국에는 선생님들이 승복을 하고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역할보다는 생활지도와 상담자, 그리고 조언자로서의 역할로 물러나는 결단을 내렸기에 이들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었다. 


많은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보았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싫어했던 학생들이 학교에서 열정을 불태우고, 배운다는 것의 소중함과 실제로 배우고난 이후의 행복을 알게 되었다. 또한 학습이 개인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모두와 함께 하는 공동의 활동이 되었으며,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고 북돋아주며, 건설적인 비판을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자신들 그리고 친구들과 우수한 성적과 상대적인 비교라는 고독한 경쟁의 틀에서 동료들을 잃어가는 교육과는 다르다. 질문을 자발적으로 찾아서 할 수 있게 되어 창의적이 되는 방법을 깨우치며, 나 스스로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동료들을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고, 모두가 함께 하고 자신이 흥미를 가지고 있는 일에 대한 더욱 친밀한 동료들을 발견할 수도 있다. 또한, 친구들이 해내는 것을 보면서 건강한 경쟁심도 가지게 된다. 성적이라는 하나의 잣대로 기다랗게 늘어뜨린 줄과도 같은 그런 종류의 저급한 경쟁심이 아닌 ...


이렇게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찾아내고, 자신을 키워나가는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며, 동료들을 도와주고, 독립적이면서도 자율적인 능력을 갖춘 아이들이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무슨 일을 못하겠는가? 학생들은 스스로 가르칠 수 있으며, 선생님들은 훌륭한 멘토나 조언자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학교를 기성세대의 눈과 판단으로 재단함으로써 학교가 가진 강력한 가능성을 우리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학생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강하고 창의적이며, 겁이 없고, 실패를 잘 받아들인다. 그런 측면에서 자신들이 직접 주도하면서 교육을 바꾸는 주체로 가장 적합한 것이 학생들 자신이라는 것을 이 프로젝트는 잘 보여주었다. 더 자세한 이야기와 학생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아래 임베딩한 유튜브 영상을 끝까지 보면 될 것이다. 과연 우리의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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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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