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입니다. 저도 어떤 캠프에 직접적으로 조인한 것은 아니지만, 정책을 만들어내고 이를 전달하는 네트워크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제안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책을 만들고 검토하면서 새삼 느끼는 것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것 하나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정책 하나가 일부의 그룹의 주장에 의해 통과된다고 해서 큰 효과를 가지기는 어렵습니다. 더더욱이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너무나 구조적이어서, 이를 타파하고 변화시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세세한 각론적인 정책보다는, 국민들이 바라는 미래상과 어떤 것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하여 모두가 합의를 이루어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오늘부터 그 동안의 소회를 바탕으로 우리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담담히 적어보려고 합니다. 어느 캠프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며, 여기에 적는 내용을 바탕으로 다른 캠프에서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활용한다면 더욱 환영합니다. 정책과 공감이라는 것은 소유권을 주장하기 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게 만들고, 합의를 통해 발현될 때 사회적 가치를 가지는 것이기에 사회적 담론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어쩌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역적인 방법을 이용할 예정이라, 글이 다소 길어질 수 있기에 중간중간 끊어서 시리즈처럼 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먼저 문제인식에 대한 것으로 시작하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미래에 가장 큰 문제는 뭘까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급격한 저출산 고령화와 교육문제, 지방을 비롯한 지역사회가 죽어가고 있다는 점, 경제적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 등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중에서 양극화 문제는 이익의 분배구조에 대한 부분과 정당하지 못한 관행 및 제도를 바로잡고,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찾는다는 측면의 접근을 세 캠프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히 약속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 분야도 무척 중요하겠지만, 제가 전문성이 다소 떨어지는 분야라 그냥 이 정도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분야는 저출산 고령화와 교육, 지방정책 등을 포함한 우리의 중장기적인 미래와 관련한 부분입니다.


먼저 선대인 소장님이 집필한 "세금혁명"에 실린 글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현재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높은 주택가격, 높은 보육비 및 교육비, 양질의 일자리 부족 및 직업 안정성 저하, 세계 최장의 근로 시간 등 과로 체제, 취약하기 짝이 없는 사회복지 인프라, 남성 우월주의적 사회문화 등 매우 복합적인 요인들이 총체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문제다. 따라서 높은 주택 가격을 하향 안정화하고 교육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며 과로 체제를 해소하는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문제들을 그대로 두고서 단순히 보육비 보조금을 늘린다든지 실업 수당을 늘린다든지 하는 식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식으로는 효과도 크지 않을 뿐더러 그 과정에서 재정상황만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한쪽에서는 계속 상황을 악화시키는 구조를 그대로 두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이런 구조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막대한 혈세를 퍼붓는 꼴이 아닐 수 없다.

 

어떻습니까? 공감하시나요? 그렇다면 해결책은 뭘까요? 언뜻 보기에는 언급된 구조적인 문제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풀기 어려워 보입니다. 직접 예산지원으로 진흥하는 정책은 수립하기도 쉽고, 집행하기도 쉽지만(재원 마련이 큰 문제이기는 하나) 결국 구조적인 문제에 손을 대지 않고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하나에 손을 대면 모든 것이 연쇄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어디에 가장 초점을 맞추느냐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MB정부에서는 "토건사업을 통해서 단기적인 일자리를 만들고, 개발사업의 성과로 지역에 경제가 좋아지게 하면 경제가 살고, 삶이 여유로와지면 나머지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이런 식의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잘 아시겠지만 4대강을 비롯한 엄청난 낭비성 토건사업은 불안정한 일부의 일자리를 잠깐 창출했을 뿐 나머지 사업에 들어갈 수 있는 예산을 모두 흡수하는 엄청난 블랙홀이 되어버렸고, 양극화와 젊은이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졌습니다. 또한, 다자녀 출산장려금 정책도 답답한 것이 통계조사에도 나오지만 아이를 다산하는 가정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대부분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문제가 없는 사람들인데, 이들에게 지원을 하는 것은 소득역진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강남구 같은 경우에는 지방예산으로 자녀가 두 명 이상이면 추가로 아이들에 대한 보육비 지원을 하기까지 합니다. 상대적으로 넉넉한 재정을 가진 지역에서 더 쉽게 애들을 낳으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면, 근본적인 문제가 뭘까요? 앞에서처럼 추상적인 정책의 틀에서 보지말고, 우리 젊은이들의 직접적인 생각을 유추하고 들어보면 생각보다 문제는 간단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결혼을 늦게 하는 것입니다. 결혼이 늦어지면, 자연스럽게 임신을 해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시기 자체가 짧아집니다. 그리고, 사회생활 과정에서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데 더욱 어려운 환경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를 낳지 않게 되거나, 하나만 낳고 양육부담 때문에 둘째부터는 낳을 생각을 못합니다. 다자녀 출산에 의한 국가적 지원의 이익보다 당장의 먹고사니즘과 아이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훨씬 크다고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결혼은 왜 늦게 할까요?


일단 결혼하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듭니다. 가장 큰 문제는 거주환경입니다. 결혼은 두 사람의 독립을 의미하고, 이후 자신들이 살아야 할 삶의 터전을 확보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폭등한 아파트 가격은 왠만한 젊은이들의 내집 마련의 꿈을 앗아가 버렸습니다. 번듯한 집을 장만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엄청난 저축을 해야 하는데, 이는 실제로 가용할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을 엄청나게 줄이게 되고, 이 과정에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해야 한다는 부담은 커다란 기업의 안정된 일자리를 얻고 고소득을 확보한 사람에게나 결혼할 수 있다는 생각들을 퍼뜨리게 만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너도나도 대기업과 전문직, 공무원 만을 바라보며 무한경쟁의 시대에 들어갔고, 조금이나마 부를 축적하기 전에는 아예 결혼의 꿈을 꾸지 못하기 때문에 20대에 결혼한다는 것이 대단히 사치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결혼을 하더라도, 집 장만이라는 중장기적인 목표가 있는 한 맞벌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리고, 이 과정 속에 아이를 낳아야 되겠다는 생각은 점점 희석되면서 시간이 흐르게 되면, 번뜩 정신을 차리게 되었을 때 이제는 아이를 낳아서 기르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가 되어 버립니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젊은이들이 적절한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 과도한 양육 및 교육비 문제 등을 지적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 해결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중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서 이 부분도 해결해야 하겠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좀더 자세히 다루어 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자녀 양육보다는 젊은이들이 결혼할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답안들이 나올 수 있겠지만,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리고(늘리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겁니다. 새로 짓거나 기존 주택들의 개보수와 리모델링) 특별히 주거를 위해 집을 사지 않고, 저렴하게 오랫동안 살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 가장 단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공용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새로운 건축 및 지역사회 공동주택 모델 등이 국내외에서 제시되고 있는데, 단순히 집을 칸막이쳐진 쉼터의 수준을 벗어나서 공공보육과 놀이와 레저 등을 엮어낸 지역친화형 단지 등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더구나 1~2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도심지와 도심에서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초소형 오피스텔과 유사한 방식의 장기임대주택 등도 많은 수요가 있습니다. 일단 집에 대한 부담이 해소가 되면, 가처분 소득이 늘게 되어 삶의 여유가 생기고, 인생을 가족과 함께 살아가면서 저축을 꾸준히 한다면 일부 젊은이들은 임대주택에서 벗어나서 실제로 자기집을 구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게 되고, 이렇게 되면 실수요에 기반한 제대로된 부동산 거래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빚에 의존하는 시스템에서 저축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젊은 시기에 전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이렇게 아이를 하나 낳고 기르면서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자연스럽게 자녀를 더 많이 낳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국토개발이 이렇게 사회적이고 공공적인 측면에서 이루어지기 보다는 한탕주의가 횡행하는 개발주의로 진행되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참여정부 정책의 공과 과를 짚어야 하는데, 참여정부의 정책 중에서 가장 이론적으로 좋았던 것이 바로 "지방분권화 정책" 정책입니다. 세종시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런 노력의 연장선에서 결국 MB정부에서 탄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론적으로는 너무 좋았던 이 정책은 토건개발사업인 "혁신도시"의 형태로 진행되면서 본래의 취지와는 무색하게 각종 개발사업의 잇권과 사업추진을 위한 토지보상금의 과다한 지출, 그리고 이것이 부동산 폭등으로 악순환이 이루어지면서 현재의 양극화의 기틀을 만들고 말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지방에 내려가보면 건물이나 땅과 돈이 없어서 무엇을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인재가 없어서 지방이 발전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시에 토건개발사업이 아니라 인재양성 및 지역사회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등의 보다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예산으로 투입이 되었더라면 지금처럼 양극화와 지방의 침체가 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아직도 국회의원들이 가장 배정받고 싶어하는 상임위원회가 국토해양부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잇권도 많고, 압력을 행사하거나 선심성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건설업계의 배만 불려주고, 투기적인 아이디어로 엄청난 이익을 가져가는 개발사들의 전횡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보아왔습니다. 우리의 국토와 우리들이 살아야 할 거주지에 대한 정책과 생각에 대해서 재산의 증식과 한탕주의가 아니라 젊은이들을 포함한 우리 국민들이 머물고 실제로 살아가는 터전으로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적겠습니다. 다음 번에는 지방분권과 교육부분을 엮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연장선으로 그대로 연결됩니다.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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