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비스타의 실패와 거듭된 인터넷 서비스로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던 마이크로소프트. 당장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듯 최고 수준이던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다. 이렇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위기상황이 지속되려는 순간, 과거와는 달리 과감하게 새로운 운영체제 카드를 뽑아드는데, 그것이 바로 윈도 7이다.  이번 주 <거의 모든 IT의 역사>의 주인공은 다시 마이크로소프트이다.


윈도 7으로 위기를 타개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비스타의 참담한 실패가 명확해지자, 보통 5년 정도의 기간을 가지고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하고 발표하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무엇보다 느리고 무겁다는 것과 하드웨어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제기된 문제를 취합하여 비교적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서 2009년 7월 22일(미국시간), 윈도 7 OEM 버전을 내놓았고, 소매 버전은 10월 22일에 6가지 에디션으로 출시하였다. 윈도 7은 데스크톱, 노트북 컴퓨터, 태블릿 PC, 미디어 센터 PC를 비롯한 여러 가지 컴퓨터에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윈도 비스타가 출시된 지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것으로, 기존의 사이클과 비교하면 훨씬 빠른 대응을 한 셈이고, 기대에 부응하듯이 윈도 7은 윈도 비스타의 실패를 딛고 화려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윈도 비스타에서는 욕심이 앞선 탓인지 새로운 기능을 많이 도입했으나 이런 기능들이 하드웨어 호환성에 문제를 일으키고 운영체제가 느리고 무거워지는 상황을 연출했는데, 윈도 7은 응용 프로그램 및 하드웨어 호환성을 개선함과 더불어 직관적이고 빠른 운영체제로의 변신을 시도하였다. 개발 초기에는 윈도 블랙콤Windows Blackcomb이라는 코드네임으로 불렀으나, 2006년 1월부터는 코드네임 비엔나Vienna로 변경되었다. 

윈도 7의 성공적인 발표와 오피스 2010의 인기로 마이크로소프트는 2009년 4분기 실적이 사상최대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세간에서 제기하던 ‘마이크로소프트 위기설’을 잠재웠다. 윈도 7 발표 후, 9개월간 전 세계에 1억 7,500만 카피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역사상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이로서 마이크로소프트는 역대 최고의 매출액과 이익을 기록하면서 미래를 대비한 투자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다.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대표되는 스마트 폰 시장과 인터넷 및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는 여전히 뒤쳐져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막대한 이익과 현금이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비록 느린 의사결정과 윈도와 오피스 제품군에 치우친 회사의 권력구조, 그리고 외부에서 인식하기에 이제는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이 아니라는 인상을 깨뜨리는 것이 급선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시도를 지켜보면서, 애플, 구글과 함께 여전히 삼국지를 진행시켜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스마트 폰 시장에서의 완벽한 패배와 윈도폰 7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스마트폰과 관련하여 가장 오랫동안 투자를 해온 회사이다. 2001년 발표한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전략을 통해 윈도우 CE를 발표하면서 임베디드 시장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고, 스마트폰의 경우에도 국내의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하여 여러 회사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여 오랫동안 제품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에서 RIM의 블랙베리에 밀리는 양상을 보이더니, 2007년 발표한 애플의 아이폰에 이어, 2009년에는 안드로이드에까지 밀리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불안한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제조사들이 이제 마이크로소프트를 신뢰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를 보이면서 급격히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몰리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까지 유지해오던 정책을 버렸다. 새로운 스마트폰인 윈도폰 7은 기존 윈도 모바일을 변형한 운영체제가 아니라 아이팟의 대항마로 제작했던 MP3 플레이어인 준의 운영체제를 기초로 한 새로운 운영체제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윈도 7을 발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빠른 2010년 2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폰 7을 발표했는데, 데모는 하였지만 실제 발매는 2010년 10월 11일이었다(미국기준). 발표가 빨랐던 것은 스마트폰 업계가 완전히 애플과 안드로이드 판으로 짜이기 전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조치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과거의 윈도 모바일 계열 운영체제에 비해 많은 부분 성능을 개선했고 엑스박스 라이브와의 결합과 같은 나름대로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시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태이다.

문제는 윈도폰 7의 실제 출시일이 늦은 만큼 소비자들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에 줄을 서지 않고 기다려 줄까? 하는 것이다. 이미 아이폰은 탄탄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아이패드의 돌풍과 함께 태블릿 시장에서도 저만치 앞서 나가기 시작하였다. 거기에 안드로이드 역시 전 세계 제조사들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고, 각 나라 별로 다른 모델들이 아이폰과 용호상박의 접전을 펼치면서 이제는 전체적인 시장에서는 아이폰보다 많이 팔리기 시작했다. 아이폰 4도 역시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갤럭시S를 비롯한 여러 안드로이드 스마트 폰들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대세몰이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의 진정한 위기는 그동안 워낙 윈도 모바일 시리즈가 죽을 쑨 것도 하나의 이유지만 제조사들과의 신뢰관계가 깨졌다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로 작업을 해온 많은 제작사들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지불하는 비용뿐만 아니라 시시때때로 들어오는 많은 간섭, 그리고 그들에게 매여서 빼도 박도 못하는 난처한 신세를 겪은 일에 대단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최근의 웹 2.0을 중심으로 한 개방전략은 폐쇄적이던 애플의 철학조차 상당부분 흔들어 놓았다. 특히 애플은 수많은 외부 개발자나 외부의 조력자들에게 애플을 도우면 같이 잘살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기 때문에 성공을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다. 개발에 투입되는 리소스도 적고, 아직도 애플이 어느 정도 관리는 하지만 철저히 외부의 협력을 애플의 역량으로 받아들이는 아웃사이드-인Outside-In을 촉진하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안드로이드는 더하다. 자유도도 높고, 동시에 거의 추가적인 부담 없이 자신들 나름대로의 특화도 일부 가능하다. 강력한 제조기반과 특별한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는 제조사라면 자신들만의 특화 폰도 내놓을 수 있다. 

어쨌든 발표된 윈도폰 7의 모습은 그래도 윈도 모바일의 악몽을 벗어나서, 새롭게 시도한 준과 엑스박스를 통합한 것과 PC 기반에서의 탈출이라는 도박적인 시도가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보여준 상태이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이 확실하다. 이제는 누가 더 조력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가 문제다. 최소한 스마트폰 시장에서만큼은 마이크로소프트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이제는 수십만 개가 넘은 앱을 소유한 거대한 자산가인 애플과 개방성과 수많은 개발자, 제조사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 그리고 막강한 클라우드 서비스로 무장한 구글이라는 앞서가는 경쟁자들과 싸워야 한다. 도전자이기 때문에 도전자의 기백과 그에 걸맞은 혁신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최근 노키아와의 합작을 기사회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을 주목하고 싶다. 그리고, 최근 보여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는 과거의 폐쇄적이었던 이미지와는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어 제국이 밝은 모습으로 귀환을 해서 새로운 삼국지를 열어주기를 기대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 클라우드에 달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스티브 발머는 2010년 3월 4일, 워싱턴 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는데,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관련하여, 우리는 ‘올인’한다. 글자 그대로, 우리는 회사 전체를 거기에 걸었다. (For the Cloud, we’re all in. Literally, I will tell you we’re betting our company on it.)”

굉장히 강한 표현이다. 그 정도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며, 필자의 생각으로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가 달렸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만만하지는 않은 도전이다.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는 이미 아마존과 구글이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B2CBusiness to Customer 시장에서는 이들의 아성을 위협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그동안 장악해왔던 업무용 시장이 있다. 특히 업무용 시장의 경우에는 콘텐츠의 생산 및 공유 뿐 아니라 프라이버시와 보안이라는 중요한 이슈가 있고, 또한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지배했던 오피스라는 든든한 보루가 있다. 이런 전략을 뒷받침 하듯, 비록 제한적이지만 오피스 2010 버전은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하며, 개인 사용자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였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동안 펼쳐왔던 소프트웨어를 일종의 공산품처럼 판매하던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190억 달러를 투자하여 오피스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10년간 투자한 규모 중 가장 큰 것이며, 동시에 영업이익의 64퍼센트가 오피스의 판매에서 나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를 희생하면서 ‘창조적 파괴’를 시도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이것이 결국 스마트폰과 태블릿과 같은 PC 이외의 모바일 환경에서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로 성공한 것과 더 나아가서는 초창기 애플의 아이폰이 성공한 것에는 구글의 막강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한몫을 하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훌륭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뒷받침을 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PC 시장 이외의 더 큰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고전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후속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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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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