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건강관련 정보를 얻은 정보원으로 의사(55%)를 제치고, 인터넷(59%)이 가장 많은 득표를 했습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소셜 네트워크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되면서 환자들이 같은 종류의 만성적인 증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해당 증상의 관리법, 그리고 여러 가지 지식을 나누게 되면서 환자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병을 훨씬 더 잘 관리할 수 있게 되는 효과를 누리게 되었습니다사실 의사들도 이런 형태의 협업과 지식나누기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경우 그 정보와 지식의 수준이 훨씬 높아질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같이 인터넷을 통한 전통적인 정보의 비대칭성(의료의 제공자 측이 정보를 독점하는 현상)이 깨지면서, 의사와 환자, 약사, 그리고 보험회사 등의 전통적인 의료 네트워크의 참가자들간의 관계가 많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증상에 대한 토론을 하고, 동시에 치료방법에 대한 선택을 논의하면서 이들 모두가 지식이 증가하게 되고 결국에는 보다 나은 환자의 치료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이 Health 2.0 의 주된 목적이라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이와 같이 의료소비자 측에서 만들어낸 정보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은 그리 쉽지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정보를 제공한 사람이 믿을만한가? 하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데, 잘못하면 잘못된 정보에 의한 부작용으로 커다란 문제가 야기될 수 있습니다. 많은 의사들을 포함한 전문가 그룹에서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도 이런 부분입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있습니다. 커뮤니티의 크기가 크고, 활성화된 경우에는 잘못된 정보에 대한 자가수정 능력이 있기 때문에, 나쁜 건강관련 정보는 자연스럽게 퇴출된다는 것이지요. 이는 위키피디아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동일합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다양한 집단지성의 힘으로 콜레라 퇴치와 관련한 수액키트의 개발을 한 이야기, 그리고 골드코프라는 세계적인 금광회사의 오픈소스 전략의 성공신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바 있는데, 오늘은 비슷한 방식으로 환자들과 같이 의학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향후 논문을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는 하버드 대학의 신경과 다니엘 호치(Daniel Hoch) 교수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2008/11/22 - [Health 2.0 vs. Web 2.0] - 오픈소스 현상을 이용한 콜레라 퇴치 작전
2008/11/24 - [Health 2.0 vs. Web 2.0] - 인터넷 금광 발굴 사건의 전말


1994년부터 호치 교수는 자신의 간질환자들이 MGH(Messachusetts General Hospital)존 레스터(John Lester)가 설립한 “BrainTalk”이라는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호치 교수는 이 커뮤니티의 활동을 유심히 관찰했는데, 그는 그 곳에서 교환되는 정보가 당연히 한두 명의 환자들에 의한 정보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것은 물론, 많은 수의 의사들보다도 특히 증상의 관리나 실제 생활 등과 같은 전체적인 정보에 있어서 그 수준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호치 교수는 이를 계기로 다양한 종류의 희귀한 뇌질환을 가진 환자들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다가 보니, 몇 명의 환자들이 자신들의 질환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EEG(뇌전도)를 활용한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 요법을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통의 의사들이었다면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막았을 수도 있었을텐데, 호치 교수는 환자들이 이용하는 방법이 자신들에게 그리 해로울 것이 없고, 여러 논문을 환자들이 뒤져서 나름데로의 합리성을 갖춘 접근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이 치료법에 큰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을 도와서 보다 과학적인 치료 프로토콜도 정립하고, 실질적인 치료에도 참여하면서 이 치료법에 대한 효과를 과학적으로 밝혀내고 있습니다.

아직 논문이 출간된 것은 아니지만, 이 연구에 참여한 주된 환자들은 당연히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고 합니다. 
참 멋진 이야기가 아닙니까?  

이런 일이 가능하려면 기본적으로 환자와 의사사이의 신뢰가 기본적으로 깔려야 합니다.  이러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환자들도 기본적으로 의사를 불신하거나 비도덕적으로 보는 선입견을 깨야할 것이고, 의사들도 환자들에 대해서 더더욱 인간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만, 최근의 젊은 의사들과 열린광장에서 네트워킹을 하는 많은 분들을 보면 불가능할 것 같지만은 않습니다. 

우리도 한 꼭지 잡아서 멋진 작업을 하나 해 볼까요?


 


WRITTEN BY
하이컨셉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의 세계라고 합니다. 너무 메마르고 딱딱한 이야기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세계 각국의 이야기,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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