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앤드류 니콜이 감독하고, 에단 호크우마 서먼이 주연한 영화 <가타카>는 오늘날유전공학을 바탕으로 한 생명윤리와 가치관 등에 대한 고찰을 풍부하게 담은 수작이다. 제목 ‘가타카(GATTACA)’는 DNA를 구성하는 염기인 아데닌(Adenine), 티민(Thymine), 시토신(Cytosine), 구아닌(Guanine)의 표기를 이용해 구성한 말이다.




가까운 미래, 우주 항공 회사 가타카의 가장 우수한 인력으로 손꼽히고 있는 제롬 머로우(에단 호크 분)는 큰 키에 잘생긴 외모, 우주 과학에 대한 탁월한 지식과 냉철함 등 완벽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의 과거는 우주 비행은 꿈도 꾸지 못할 부적격자 빈센트 프리만으로, 심장 질환에 범죄자의 가능성을 지니고 31살에 사망하는 것으로 되어있었다. 빈센트의 운명에 좌절한 부모는 시험관 수정을 통해 완벽한 유전인자를 가진 그의 동생 안톤을 출산한다.

이 영화에서 빈센트는 자신의 예견된 미래에 반기를 들고 DNA 중계인을 통한 가짜 증명서와 완벽하게 다른 사람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수술을 통하여 제롬 머로우로 재탄생하게 된다. 영화 가타카는 유전자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가상의 미래환경의 설정에서, 태어난 이후의 노력에 의한 변화 가능성을 극명하게 대비시킴으로써 유전자 결정론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실제로 인간게놈프로젝트(HGP)를 통해 인간유전체를 구성하는 31억 쌍의 DNA 염기서열 전체를 해독하는 작업이 2003년 4월 14일 참여 중인 6개국 과학자들에 의해 99.99%의 정확도로 완성했다고 발표되었다.  사람은 인종과 개인에 따라 염기서열이 0.1%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100% 정확한 게놈지도는 만들 수 없다.  때문에 이는 100% 해독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 해독작업과 최근에 급격하게 발달한 유전학 연구로 인해 수 많은 유전자 검사가 이미 가능해졌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다양한 질병의 조기발견과 예방, 그리고 치료에 이르는 의학의 전반적인 영역을 발전시키게 될 것이다. 

현재는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질병의 발생 유무를 예측하는 측면에서 많이 수행되고 있으나, 혈액에 포함되어 있는 암세포 등의 유전자를 찾아내거나, 질병 혹은 암 유전자의 활동에 의한 특수한 대사 물질을 확인하는 등의 방식 및 질병/암 발생 최초기에 세밀한 검사를 가능하도록 해주는 방식으로 급속한 기술 진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많은 유전자 검사가 유전자 진단 업체를 통해서나 건강검진 프로그램에서 추가적인 선택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보통 신생아의 경우에는 희귀하지만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유전성 질병의 진단에 필수적인 검사로 활용이 되고 있으며, 성인의 경우에는 다양한 종류의 암, 성인병 및 기타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은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한 검사가 가능하다.  유전자 검사는 미래의 의학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화의 요소인 개인화된 의료서비스의 핵심정보를 제공하게 되며, 유전자 검사에 사용되는 검사는 인간뿐만 아니라 가축이나 농작물 등의 품질/품종 관리 및 원산지 증명 등과 관련된 분야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 검사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의학의 영역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가타카에서 보듯이 수많은 가치관의 충돌과 윤리적인 문제도 같이 가지고 있게 된다. 다음은 2007년 4월 6일 매일경제 신문에 난 기사의 일부이다.


무게가 1kg에 불과한 치와와에서 사람 어깨까지 닿는 몸길이 2m의 그레이트 데인까지. 몸무게 차이가 최대 70배나 날 정도로 제 각각인 개의 몸집은 어떻게 결정되는 걸까.  미국 국립보건원(NIH) 인간지놈연구센터(NHGRI) 네이든 서터 박사를 비롯해 미국과 영국 과학자 21명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이 6일자 사이언스지 표지논문을 통해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9㎏ 이하 정도 몸집이 작은 개에서만 발견되는 작은 DNA 조각이 성장호르몬 유전자 IGF1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IGF1은 인간에서도 사춘기까지의 성장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총 143종 3241마리의 개에 대한 DNA 분석 결과에 따른 것이다. 몸집을 결정하는 DNA 조각이 발견됨에 따라 향후 개 행동이나 성격, 질병 등 보다 복잡한 기질에 대한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기사에 대한 윤리적 관점은 무엇일까? 4월 7일자 뉴시스에 난 보도자료를 보면 보건복지부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복지부는 “보고된 유전자변이는 개의 크기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다”며 “개에서 관찰되는 크기의 다양성을 설명하는 유전적 요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이 논문의 연구 결과는 향후 개의 골격형태를 연구하는데 선행 연구결과로서 의미를 갖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사람의 최종 성인 신장은 유전요인과 환경요인 등의 종합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는 지난 1월 10일 신장(身長) 관련 유전자검사를 포함한 20개 검사에 대한 지침을 통해 사람의 키를 예측하기 위한 유전자검사는 과학적 타당성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 역시 유전자검사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유전자결정론적 사고가 확산되지 않도록 이번 생명윤리위의 결정을 생명윤리법 대통령령에 반영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한 마디로 ‘롱다리’ 유전자가 있냐/없냐를 놓고서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다음과 같다.  아직은 확실히 발견된 유전자가 없으며,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다수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들의 상호작용과 환경요인에 의해서 결정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유전자 업체를 통해서는 심지어 게놈 족보라는 것까지 등장한 모양이다. 한 집안의 유전학적 혈연관계를 족보의 형태로 만들고, 가계 구성원의 질병력을 같이 표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영화에서 소개된 미래의 시대상황과 무서울 정도로 일치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유전정보는 잘못 활용할 경우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고 동시에 명확하지 않은 확률에 근거한 잘못된 낙인을 찍을 가능성이 있는 위험성이 있다.

현재의 급격한 기술의 진보에 의한 의학의 발전에는 자칫 기술의 발전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하다가 인간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존엄성과 윤리적인 부분을 헤칠 가능성이 언제나 상존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언제나 과학자들은 언제나 열린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일반시민들은 정보와 지식을 공유해서 항상 신뢰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첨단기술을 적용하는 병원에서는 이러한 측면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유전자 검사의 경우에도 여러 가지 유전자 검사의 유효성과 그에 따른 윤리적인 문제, 각각의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검사 디자인을 통해 과다하지 않게 수행이 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가 앞으로 미래의 명품 건강진단센터가 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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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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